[용산참사 추모 국민대회] 현장 3신
유가족대표 ‘눈물연설’…시민 5천여명 동참
큰 충돌없이 자진해산…7일 3차 범국민대회
»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네 야당 지도부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폭력살인 진압 규탄 및 이명박 악법 저지를 위한 국민대회’를 마친 뒤 명동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용산참사 추모 국민대회】현장 3신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가 함께 연 ‘폭력 살인 진압 규탄 및 MB 악법 저지를 위한 국민대회’는 큰 충돌없이 끝났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거리를 차지하고 연좌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2명이 연행됐다.
시민 2만여명(주최쪽 추산, 경찰 추산 2천500명)은 저녁 6시30분께 청계광장에서 2부 추모문화제를 마치고 광교로 나와 인도를 따라 거리행진을 벌였다. 검은 상복을 입은 유족들이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맨 앞에 섰다. 유가족들은 굳게 입을 닫고 비통한 표정으로 힘없는 발걸음을 옮겼다. 야당 대표들과 시민들이 유가족들의 뒤를 따르며 “독재정권 물러가라. 이명박은 사과하라. 김석기를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본 대열의 거리 행진을 철저하게 막았고, 주최 쪽은 인도를 따라 명동성당까지 행진한 뒤 8시께 자진 해산했다.
“왜 경찰과 한나라당만 아니라고 합니까”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곳곳의 도로를 기습적으로 점거하며 밤늦게까지 시위를 벌였다. 상당수 시민은 을지로 입구 역 부근에서부터 야당 대표들을 따르지 않고 8차선 도로를 차지하고 연좌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1시간30분 동안 경찰과 대치선을 치고 이곳저곳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방패로 위협하며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냈다. 인도로 밀려난 시민들은 “살인경찰 물러가라”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이 부상을 입었다. 아버지와 함께 거리시위에 나선 진아무개(5)군이 지하철 을지로입구역 근처 인도에서 경찰 방패에 오른쪽 다리를 다쳤고, 한 남성은 경찰에 밀려 넘어지면서 실신하기도 했다. 부상한 시민들은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치료를 받았다.
9시30분께 명동 일대에 남아 있던 시민 5백여 명은 퇴계로 1가부터 매일경제 앞 4거리까지 기습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뒤따라온 경찰에 강제로 해산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를 벌이던 <칼라티브이> 이명선 리포터가 경찰 방패에 밀려 오른쪽 손목에 타박상을 입었다. 카메라 등 장비 일부도 심하게 파손됐다. 이 리포터와 취재진은 “언론의 취재를 방해한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시민들은 저녁 11시께 명동성당에 재집결해 한 차례 거리 진출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에 가로막혔다. 저녁 12시께 시민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2일 청계광장에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주최하는 ‘사제단 시국 미사’가 7시부터 열리고 7일 청계광장에서 ‘3차 범국민 대회’가 열린다. 용산참사 범국민 대책위 관계자는 “2월 5일 예정돼 있는 검찰 수사 발표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7일 예정돼 있는 3차 범국민대회에 최대한 많은 시민을 모아 이명박 정부에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월 정기국회를 앞둔 상황에서 용산 참사의 책임자 처벌과 이른바 ‘MB 악법’ 저지를 위해 야당과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시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
||||||
【용산참사 추모 국민대회】현장 2신
유가족대표 ‘눈물연설’…시민 5천여 명 동참
야당·시민대표들 연단 올라 ‘살인진압’ 비판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서울 청계광장 ‘용산 참사 범국민 추모대회’가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 5천여명(경찰 추산 2천 5백)의 시민들이 소라조형물 앞 높이 1m의 무대를 중심으로 운집한 가운데 평화롭게 열리고 있다. 자리가 비좁아 모전교 인근까지 시민들이 꽉 들어차 있다.
대회 시작에 앞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 각 당 대표들은 무대 오른 편에 마련된 분향소에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을 하며 용산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검은 상복을 입은 유가족들도 자리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분향소에 영정 사진을 놓았다. 시민들은 숙연한 표정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동참했다.
대회 첫 연설은 용산참사 유가족이 맡았다. 검은 상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고 윤용헌씨의 부인 유영숙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써온 글을 읽어나갔다.
“이렇게 많은 분들 모인 것을 보니 유가족들도 힘이 납니다. 벌써 12일이 지났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촛불을 들어준 시민 여러분의 힘이 아니었으면 우리 유가족들은 버티지 못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주검을 확인 했을 때 그 잔혹함에 모두 기절할 정도였지만 더 깜짝 놀란 것은 주검의 부검이 끝났다는 의사의 말이었습니다. 우리 아저씨들의 주검은 아직 냉장고에 있습니다.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경찰의 행태도 유가족들은 이해 못합니다.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참혹한 일이 일어난 게 분명한데 왜 우리 철거민을 구속하고 ‘전철연’을 수사합니까. 왜 경찰과 한나라당만 아니라고 합니까. (중략)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유가족들의 힘이 돼주십시오.”
이어 용산참사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장주영 변호사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 변호사는 “경찰은 이미 망루 안에 인화물질이 있는 것 알고서도 무모하게 강제진압했다. 물로 화학소방차를 준비하지 않았고, 안전그물과 안전 매트 등을 준비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똑같은 희생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 주장했다.
|
||||||
오늘 대회에는 각 당 대표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연설했다. 검은 양복을 입고 집회에 참석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정권이 후안무치하다. 철거민이 먹고 살기 위해서 용산 건물 옥상에 올라갔던 것인데 공권력이 여섯 명의 인명을 살상하고 나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백성과 싸우는 정치가 가장 나쁘다고 써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모든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악법 밀어붙이고 있다. 2월 국회에서 ‘엠비 악법’을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시민들은 큰 박수로 정 대표의 연설에 호응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쥐꼬리만큼 보상금액 쥐어 주고 나가라면 누가 나가겠나. 추운 겨울 철거민들에게 물대포 쏘아 동태를 만드는 살인 행위를 해놓고도 책임을 회피하려고 시민들의 울부짖음을 외면하고 있다”며 “재벌 경제만 살리기 위해 혈안이 돼 정권이 날뛰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의 발언 중간 중간에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동감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는 “용산 역세권 개발을 위해 삼성물산이 얻는 수익만 1조 4천억원이라”며 “왜 철거민들이 재벌기업의 천문학적 이익을 위해 내쫓겨야 하냐”고 비판했다.
각 당 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 안치환 씨가 애절한 목소리로 추모 공연을 했다. 그는 공연에 앞서 “20년 전 독재를 끝내고 민주 시대를 열기 위한 열사의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인간적 삶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며 “거꾸로 가고 있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우리 힘으로 다시 돌리자”고 호소했다. 그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의 노래를 기타 연주에 맞춰 불렀다.
2일은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날이다. 임시 국회에서 다뤄질 언론, 비정규직 관련 법안 등에 대한 비판 발언도 이어졌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개발 이익에 눈이 먼 재벌들에게 방송 뉴스를 허용하면 안된다”며 “내일부터 언론 장악 저지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진영옥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한나라당은 비정규 노동자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 연장하면 살기 좋아진다면서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집회 중간 청계광장 옆 파이낸셜 빌딩 앞에서는 ‘대한민국 지킴이 연대’ 등의 보수단체 시민 10여명이 ‘추모대회 비판’ 집회를 따로 열었다. 이 과정에서 추모대회에 참석한 시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대회 참석 시민들은 보수단체 시민들이 가져온 골프채 등의 집회시위 용품을 압수했다.
5시. 참가자들은 ‘국민들게 드리는 글’을 낭독한 뒤 1부 대회를 마쳤다.
날이 어두워지며 시민들이 들고 있는 촛불의 밝기가 선명해졌다. 청계광장은 지난 해 여름 내내 붉게 물들였던 촛불문화제 현장의 모습을 닮아갔다. 5천여 시민들은 촛불에 불을 켜고 청계광장 바닥에 앉아 5시부터 진행된 추모대회 2부 행사인 추모문화제에 참여했다.
추모 문화제는 민중 가수들의 노래 공연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노찾사,손병휘,꽃다지 등의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행복의 나라로’, ‘타는 목마름으로’ 등의 노래를 불렀다. 시민들은 들고 있는 촛불을 흔들며 노래를 즐겼고, 무대 앞에 앉아 있는 야 4당 대표들도 즐거운 표정으로 추모 공연을 지켜봤다.
문화제 도중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 가벼운 충돌이 벌어졌다. 5시 30분. 일부 시민들이 모전교 인근에서 광화문 우체국 골목으로 거리 행진을 벌이다 이를 막아선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벽돌을 들고 있던 60대 남성 1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시민들은 들고 있던 깃발대 등으로 경찰버스를 내리치며 항의했다.
기독교대책회의 문대골 목사 등의 추모기도와 꽃다지의 공연이 끝난 뒤 시민들은 촛불을 단 ‘바람 등’ 수십 여개를 하늘로 띄워 보냈다. 시민들은 “잘가라” 등을 외치며 아침이슬을 함께 불렀다.
시민들은 6시 40분 께부터 명동성당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글·사진 허재현기자catalunia@hani.co.kr
| |
87년 이후 첫 야당-시민단체 연대집회
【용산참사 추모 국민대회】현장 1신
가슴에 ‘근조’ 달고 시민들 속속 동참 발길
경찰 1만여명 배치, 전경차 촘촘히 둘러싸
‘용산 참사 추모 범국민대회’가 1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민생민주국민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과 함께 서울 청계광장에서 ‘폭력살인 진압 규탄 및 MB악법 저지를 위한 국민대회’를 공동 개최한다. 이번 추모대회는 87년 반독재투쟁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주요 야당과 시민단체가 함께 연대 장외집회를 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후 2시 현재 청계광장에는 먼저 도착한 정당 관계자들이 집회 준비를 하고 있고 시민 2백여명이 곳곳에 앉아 집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의 숫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한쪽 가슴에 ‘근조’라고 적힌 검은 리본을 단 시민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
||||||
민생민주국민회의는 미리 배포한 공동선언문에서 “용산 참사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를 외면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의 비정규직법 개정 등 각종 악법 통과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잘못된 정권의 공권력 남용에 의해 국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법과 제도, 관행과 인식을 철저히 개선해나가자고 뜻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회에는 민주당 정세균, 민주노동당 강기갑, 창조한국당 문국현, 진보신당 심상정 등 4개 야당 대표들이 참여하고 시민 1만여명이 함께 할 것으로 주최 쪽은 예상하고 있다. 국민대회와 추모문화제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청계광장에서 명동성당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참석한 시민들은 “정부가 용산 참사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원채중(34)씨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경질하고,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책임있는 사과를 해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의 항의 집회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희(의정부시 장암동·40)씨는 “용산 참사는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개발에만 몰두하는 정권의 철학과 연결된 사고”라며 “정부의 태도가 바뀔 때까지 시민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 대회는 야4당과 시민단체들이 함께 주최한다는 의미에 시민들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과 기대감을 보내고 있다. 이씨는 “정권 교체 뒤 어렵게 이룬 민주화가 모두 후퇴되고 있다”며 “관련된 세력들이 모두 힘을 모아 함께 집회를 열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오늘 집회의 자원봉사를 맡은 황인구 민주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은 “진보 세력이 따로 행동할 것이 아니라 의견을 같이 해 함께 모인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오늘 대회는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로 열린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 도심에 100여개 중대, 1만 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청계 광장 주변은 경찰버스가 촘촘히 주차돼 있어 시민들의 거리 행진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광장의 출입은 자유로운 상태다.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과 충돌을 빚어 오늘도 크고 작은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87년 이후 첫 야당-시민단체 연대 집회
▶ 박지성, 공-수 헌신 ‘아, 가랑이!’
▶ SKY 출신이 뭐기에
▶ “잡아가지 마세요, 퍼온 거예요”
▶ 초콜릿은 ‘천국의 맛’이겠죠
한겨레 2009.02.02
'News(窓) > -. 서글픈 歷史'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승수 총리, 집중 추궁에도 ‘용산 참사 사과’ 거부 (0) | 2009.02.12 |
---|---|
천주교 사제단 "짓밟힌 철거민 배후되겠다" (0) | 2009.02.03 |
[스크랩] 어휴 쪽팔려 (0) | 2008.09.02 |
어휴 쪽팔려 (0) | 2008.09.02 |
[스크랩] 8월23일 강남가투영상 (0) | 2008.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