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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서 집 살까" vs "전세 살며 2년 기다릴까" [2016년 부동산 전망]

내년에도 전셋값 상승 이어질 듯…입주물량 많지 않아
"공급 늘어나지만 '공급 과잉' 우려는 아주 크지 않아"
"실수요자라면 상환 능력을 따져본 후 매입 결정해야"

 

건설업체들이 연말에도 대거 아파트 분양에 나서는 바람에 연말 분양 물량만 5만여 가구에 달한다.

 

전셋값이 다락같이 치솟는 바람에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자 건설업체도 분양 물량을 늘렸다.

 

분양 수요 증가는 내년부터는 부동산 시장 환경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해야 하는 원금 분할 상환제가 적용되고,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대출을 끌어들여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대출 규제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로 청약 경쟁률이 크게 치솟고 있다.

 

반면 올해 분양한 아파트가 2~3년 후 완공되면 공급 과잉으로 입주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년 후에는 집값이 내려가고, 급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어 서둘러 분양을 받기보다는 전세로 살며 상황을 지켜보다가 집을 구매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당수 전세 거주자들은 무리해서라도 서둘러 집을 장만하는 게 나은지, 아니면 전셋값이 부담스럽더라도 2년 정도 상황을 지켜본 후 집을 사는 게 나은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이런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 PB센터 팀장, 조명래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등 부동산 전문가에게 전셋값 등 부동산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내년에도 전셋값 상승 이어질 듯

 

내년에도 전세난은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시장은 분양물량보다는 입주물량에 따라 좌우되는데 내년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많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7만3142가구로 올해보다 4%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11만3012가구로 올해보다 10.3%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서울은 전세난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 재건축과 강북 뉴타운 철거 이주수요가 몰리는 반면 내년 입주예정 물량이 2만2039가구로 올해(2만1088가구)와 큰 차이가 없다.

 

조명래 교수는 "내년에는 개포3단지, 개포 시영, 등촌 주공, 고덕 3단지, 강북 재건축 등으로 전세 수요가 4~5만호에 달한다"면서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2000가구에 불과해 전세난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 같은 극심한 전세난이 재연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내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수요가 많지 않은 '짝수해'이고 올해 과도하게 전셋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박원갑 위원은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해 전세난은 국지적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단기간 급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대체 주거수단인 오피스텔, 빌라 입주 물량이 늘어 올해보다는 전세난이 심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2년 후 '공급과잉' 따른 입주 대란 벌어질까?

 

올해 전국의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49만1594가구에 이른다. 일부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의 83.3%는 "앞으로 2~3년 후 지방 집값이 조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응답자의 58%는 "2~3년 내 수도권 집값도 조정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급 과잉에 무게를 싣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공급 과잉으로 역전세난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급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갑 위원은 "2017년 공급과잉으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난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전셋값이 내려가면 보증금을 떼이는 깡통전세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규정 위원도 "당장 과잉을 논할 정도는 아니지만 오는 2017년 정도부터는 입주물량이 늘어날 수 있어 입주 지연 사태나 역전세난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는 있다"면서 "내년에도 계속 인허가나 착공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이런 우려는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분양 물량이 많이 나왔지만, 공급과잉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분양 물량 가운데 재건축 물량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기존 주택을 대체하는 개념이라 분양이 늘어난다고 절대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올해 분양 물량은 많지만, 준공 시기가 달라 아파트 가격 하락은 2019년 이후에나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합수 부센터장은 "송파 헬리오 시티가 951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라 올해 입주 물량이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중 일반 분양은 1558가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올해 5만1000가구 중 기존 멸실 주택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늘어난 것은 20~30%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공급 과잉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개포, 가락, 시흥, 고덕 일대의 재건축 물량이 모두 입주하는 시기가 2019~2020년인데 이 때야말로 수급이 안정되면서 집값이 안정화되는 시기"라면서 "그 때까지는 입주 대란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수요자라면 시기 구분 없이 상환 능력 고려해 구매해야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난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실수요자의 경우 상환 능력을 고려해 주택 매입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심교언 교수는 "이미 저가 매수 장점은 사라진 상황에서 상반기, 하반기는 이제 크게 의미가 없다"면서 "실수요자는 언제 어느 때든 상관없이 무리한 대출보다는 신규 분양이나 재고 중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내년 초 금리 인상, 규제 강화 등의 변수가 있어 1분기 정도 시장을 지켜본 후 매매 시기를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대중 학회장은 "정부가 4·13 총선 전에 부동산 억제 정책을 쉽게 쓰지는 못할 것이며 대출이 좀 더 쉬울 때 구매하는 것이 낫다"면서 "내년은 집값이 소폭 오르는 상반기보다는 집값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나 2017년이 좋다"고 말했다.

 

 

뉴시스  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