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부르는 골감소증 46% 뼈 보호하는 호르몬 줄어들고
음주·흡연땐 더 빠르게 뼈 노화 골다공증 걸려도 90%가 몰라... 칼슘 하루 1200㎎ 먹고 햇볕 쬐야
직장인 김모(53)씨는 최근 조기 축구회 활동을 하다 넘어지면서 팔목이 부러졌다. 병원에 간 김씨는 "약한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는 골다공증"이란 진단을 듣고 깜짝 놀랐다.
예전과 달리 최근 몇 년 사이 아랫배가 나오고 아내와 잠자리도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긴 했지만 골다공증은 전혀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두세 차례 술자리와 20년 넘게 담배를 피워왔다는 김씨에게 담당 의사는 "술·담배가 남성호르몬을 빨리 감소시키고 뼈를 약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50대 이상 남성 '골다공증 적신호'
폐경 이후 여성들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골다공증이 중년 남성들을 공격하고 있다. 골다공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골감소증(뼈 소실량이 뼈 생성량보다 더 많은 증상)까지 합할 경우 50대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혜상 안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지난 5월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 50세 이상 남성 1136명 가운데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에 걸린 경우가 각각 46.3%와 7.3%였다. 반면 뼈가 정상적인 경우는 46.4%로 절반에 못 미쳤다.
송선옥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50~60대 '남성 갱년기'엔 뼈를 보호하는 성호르몬이 줄어든다"면서 "여기에다 육체 운동을 적게 하고 술·담배까지 할 경우 뼈 노화가 더 빨리 진행돼 골다공증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음주는 몸속 칼슘 배출을 촉진하고, 흡연은 뼈를 재생하는 세포를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성들은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에 대비하는 경우가 많지만 남성들은 대부분 방치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골다공증이 여성 질환이란 인식이 강한 데다 남성들은 관리조차 제대로 안 해 실제 골절이 발생한 뒤에도 병세가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내분비학회·대한골대사학회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골다공증에 걸린 사람 가운데 자신이 골다공증 상태라는 사실을 아는 경우가 여성은 24%인 반면 남성은 10.6%에 불과했다. 또 골다공증으로 골절됐을 경우 1년 이내 사망하는 경우가 남성 21%로 여성(14.8%)보다 1.4배 높았다.
◇중증 골다공증 특히 주의해야
국내 골다공증 환자는 2008년 61만 명에서 2014년 83만 명으로 36% 증가했다. 특히 70대의 경우 16만9000여 명에서 28만5000여 명으로 69%나 늘었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환자도 한 해 6만3000여 명에 이른다. 이 중 70~80대 여성이 절반을 넘는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권모(77) 할머니는 척추뼈 두 개가 동시에 부러져 최근 병원에 입원했다. 조각난 척추뼈가 다리 신경을 눌러 걸을 수 없지만, 수술도 못 받고 2주째 누워서만 지낸다. 척추뼈를 일으켜 세워 고정하려면 금속 스크루를 박아야 하는데 골다공증이 심해서 스크루를 박을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권 할머니처럼 골절이 있거나 골밀도가 극도로 낮은 경우를 '중증 골다공증'으로 분류한다. 통상의 골다공증보다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훨씬 더 커지는 데다, 골절로 누워 지내는 동안 전신 쇠약과 거동 장애, 욕창 등으로 사망 위험이 급격히 커진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부회장은 "특히 대퇴골이나 고관절 골절의 경우 1년 내 사망할 위험이 20%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다.
◇"50세 이상은 하루 1200㎎ 칼슘 섭취"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금연·절주는 물론 적절한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필수다. 50세 이상 성인은 하루 1200㎎ 이상 칼슘 섭취가 필요하다. 우유(한 컵 칼슘양 224㎎)나 유제품(치즈 한 장 123㎎), 뼈째 먹는 생선(잔멸치 2큰술 90㎎) 등이 좋다.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할 때 필수적인 비타민D는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는 햇볕을 쬐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영균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가벼운 조깅처럼 뼈에 적절한 하중이 실리는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차례 정도 규칙적으로 하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뼈 생성세포를 자극해 직접 뼈 성분의 농도를 높이는 '골형성 촉진제'를 투여해도 골절 예방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약값이 한 달에 60여 만원으로 고가인 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근 범(汎)골다공증치료학회는 "일본·대만 등 고령 사회로 접어든 국가처럼 골형성 촉진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201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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