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窓)/-. 서글픈 歷史

노무현 前 대통령 영결식(서울 도심은 온통 노란색 물결)

서울 도심은 온통 노란색 물결
거리 풍선도 리본도, 넥타이도 목도리도…
한겨레 김성환 기자
» 29일 시청앞 서울 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지막 가는길을 보기위해 모여있다. AP연합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9일 서울 도심은 온통 노란색 물결로 가득했다.

이날 아침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과 세종로사거리 곳곳에서는 ‘참여시민광장’ 회원들이 시민들에게 노란 풍선을 나눠줬고, 시민들은 노란 풍선으로 거리를 장식했다. 시민들은 직접 풍선을 불어 가로수에 설치한 줄에 직접 노란 풍선을 매달았다. 줄이 높은 곳에는 근무를 나온 경찰이 대신 달아주는 모습도 보였다.

» 29일 오전 광화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경복궁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노제가 진행되고 있다. 뒷 편엔 청와대가 보인다. 연합뉴스

직장에 휴가를 내고 나온 이희준(39)씨는 “노 전 대통령에게 미안하고 슬픈 마음을 담아 풍선을 달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나왔으며, 나중에 꼭 봉하마을에 내려가 분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아무개(25)씨도 “유시민 전 장관이 자신은 검은 양복에 노란색 넥타이를 메겠다는 글 떠올리면서 달았다”며 “시내가 노란색으로 물든 것을 보면서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게 아니라 여전히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것을 늦게나마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람사는 세상, 시민 품속에서 사랑으로 부활


»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이 29일 경복궁에서 열린 가운데 추모 시민들이 광화문 일대에 운집해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청 앞 광장 일대에서도 노란물결이 넘실댔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저마다 노란색 리본과 노란색 목도리를 들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노란 장미를 나눠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노란 종이비행기도 등장했다. 이날 새벽 6시 경남 김해시 봉화마을에서는 영결식을 위해 서울로 떠나는 노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을 향해 조문을 온 시민 수백명이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고인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함께 했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행렬이 지나게 될 경기 수원 톨게이트~연화장 일대에도 지역 노사모 회원들이 노란색으로 길목을 꾸미고 있다.

노란색은 노 전 대통령에게는 상징과도 같은 색이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들이 처음 사용했던 노란색은 이후 열린우리당의 상징색이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영결식이 열린 오늘, 노란색은 추모의 색으로 거리를 물들이고 있다.

김성환기자 hwany@hani.co.kr



핫이슈 : [특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백원우 “이명박은 사죄하시오”
MB 헌화전 뛰쳐나오며 고함친뒤 끌려나가
조문객들도 “살인자” “손대지마라” 외쳐
한겨레 송호진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이 열린 29일 오전 서울 종로 경복궁 앞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헌화를 하려는 순간,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사죄하시오”라고 소리치자 경호원이 달려들어 백의원의 입을 틀어 막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백원우 “이명박은 사죄하시오”

 

29일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노 전 대통령 유가족들의 헌화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영정 앞으로 다가갈 즈음, 갑자기 뒤편에서 “이명박 대통령 사죄하시오. 어디서 분향을 해”라는 울분 섞인 함성이 터져나왔다. 영결식장 앞줄에 앉아 있다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온 백원우 민주당 의원의 외침이었다. 당황한 이 대통령 내외는 순간 멈칫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청와대 경호원들이 달려나와 백 의원을 끌어내며 입을 틀어막았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 등 영결식에 참석한 조문객들도 “사죄하라” “손대지 마라”는 등 고함을 쳤고, 한쪽에선 이 대통령에게 “살인자”라며 울부짖었다.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노무현 사람들’도 분한 듯 눈물을 쏟았다.

영결식장이 술렁이자 사회자는 “자중해 달라”고 방송했다. 장내가 서둘러 정리된 뒤 이 대통령은 헌화대 앞에서 잠시 국화꽃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다 꽃을 받아 영정에 올려놓았다. 옆으로 끌려나가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과 껴안고 울분을 삭이지 못한 백 의원은 이광재 민주당 의원,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의 부축을 받아 제자리에 와서도 진정이 되지 않는 듯 눈물을 거두지 못했다.

백 의원은 1997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노무현 부총재의 보좌역으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측근이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정무비서와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뒤 경기도 시흥갑에서 17·18대 국회의원에 내리 당선됐다.

백 의원은 영결식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죽음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보복 살인”이라며 “노무현 대통령 죽음의 가장 큰 가닥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개혁과 민주주의를 압박한 것이 이 대통령이고, 이 대통령이 반민주주의와 반개혁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한겨레 2009.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