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교수 "年 1000만원 기부"… 인문대 교수 "정년까지 1억원"
지난 5일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학생 5명은 영문도 모른 채 학교로부터 장학금 100만원씩을 받았다. 학교측은 "익명(匿名)을 요구한 동문이 기부한 장학금"이라고 밝혔다. 학업에 뜻이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장학금이라는 설명만 덧붙었다.
이 장학금은 이 학교 공대 A(49)교수가 익명으로 낸 장학금이다. A교수는 지난해 12월 학교 발전기금을 담당하는 대외협력팀에 찾아가 장학금을 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A교수는 "정년퇴임 때까지 남은 16년 동안 해마다 1000만원씩 모두 1억6000만원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대외적으로는 물론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조차 기부자 신원을 비밀로 해달라는 조건을 붙였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입장에서는 기부의 보람도 느끼게 할 겸 수여식을 하게 하고 꾸준한 유대관계도 맺을 수 있게 하는데 이번처럼 학생들에게조차 기부자를 비밀로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출신인 A교수는 1998년 첫 임용 이후 후배들에게 무언가 기념될 만한 것을 선물하고 싶어했다. 김성영 대외협력팀장은 "A교수는 고민 끝에 학생들의 필수품이나 다름없는 노트북을 한 대씩 갖게 해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한다"며 "그래서 1년에 10명씩 16년 동안 160명에게 노트북 한 대 값인 1인당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A교수는 "장학금 받은 학생 중 절반이라도 졸업 후 모교를 위한 일꾼이 된다면 성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3월 11일엔 인문대 B(54)교수가 대외협력팀을 찾았다. B교수는 "후학 양성을 위해 도움을 줄 방안을 고민하다 A교수를 보고 힌트를 얻었다"며 "정년까지 남은 10년 동안 한 달에 85만원씩 10년을 기부해 1억여원을 장학금으로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B교수 역시 자신의 기부를 학생들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동료 교수들에게 괜한 부담을 주기 싫어서였다고 한다. B교수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1명씩을 선정해 등록금으로 지원해 달라며 1년치 1000만원을 우선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두 교수 덕에 해마다 '이름 없는 장학금' 수여식을 계속하게 됐다.
조선일보 201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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