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 조작 사건 연루 혐의에 대해 검찰이 혐의 없음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국민의 여론은 절반 이상이 검찰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쪽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검찰은 수사 내용을 발표했고, 적어도 검찰 조사가 더 이상 대선 전까지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검찰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쪽은 특검을 추진하기로 하였지만, 특검이 대선 전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제로이며 한나라당이 특검에 합의할리도 없다. 사실 지각을 갖춘 많은 사람들은 이전부터 BBK 사건이 실체를 드러낼 가능성이 적고 대선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BBK 의혹이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이나 능력과 관련한 여러 의혹이나 의문들을 가리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BBK 사건이 오히려 이명박 후보에게 득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BK 사건이 이명박 후보와 관련 있는 것으로 검찰 발표가 났더라도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위장 취업, 위장 전입, 탈세, 병역, 부동산, 친인척특혜, 대운하 등의 문제가 수 없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반증인데, 주가조작이 포함된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번 주가 조작 사건으로 인해 이명박을 지지하던 지지층의 충성도는 더욱 공고해졌다고 해도 거짓은 아닐 듯 하다. 이명박 후보의 당위성을 말하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하나 같이 '경제를 살릴 능력과 추진력'을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 '정말로 이명박 후보가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는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명박이 경제를 살릴 것이다'라고 믿던 잠재적 지지자들의 거품은 이제 거의 다 빠졌다고 보아도 좋다. 1년 전 60%에 가깝던 지지율이 절반 가까이 빠져 나간 것은 '경제와 추진력'이라는 거품이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사기꾼에게 속임 당한 경제 대통령'이란 타이틀은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말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이 '경제'라는 옷을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을 지금의 지지자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지닌 '드러내지 못할 이익'을 위해 벌거벗은 임금님이 '경제'라는 옷을 입고 있다고 추켜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불변의 대한민국 국민 3분의 1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최근 이명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하거나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단체 등을 살펴보면 이명박 후보 지지율의 비밀을 알 수있다.
1. 개신교
최근 개신교 계는 급격한 신자 감소와 이탈로 큰 내홍을 겪고 있다. 개신교 대학에서 배출하는 목사와 전도사는 줄지 않고 있는데, 신도는 급속히 줄고 있으니 개신교 계의 근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개신교가 그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적극적인 해외 선교와 진출이었다. 그러나 올 여름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 등으로 개신교의 무분별한 해외 선교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게 되었다. 현재 개신교 계는 심각한 존망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양심적이고 개혁적인 개신교 신자들은 전횡을 일삼고 재물을 밝히며 정치적인 목회자들에 염증을 느껴 교회에 나가는 것을 보이콧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신자들의 충성도가 약한 대형 교회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목회 중 이명박 후보 지지 발언을 반복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 현재 김홍도 목사처럼 대놓고 또는 암묵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목회자가 전국에 수 천 명은 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위기에 처한 개신교 계가 교회 장로인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문제는 이러한 교계의 정치적 목적에 대해 일반 신자들이 맹목적으로 순종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신교 계의 이명박 밀기는 일부 복일매국노 후손들이 개입되어 있는 '뉴라이트연합'과의 동거 전략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개신교 신자는 전 인구의 4분의 1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모든 개신교 신자들이 맹목적인 이명박 밀기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엊그제 연예인 35명이 이명박 후보 지지 의사를 공개 천명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면면이 연예인의 이익을 대변한다기 보다는 개신교 연예인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아마도 연예인으로서가 아니라 개신교 신자로서 이명박을 지지하였다는 것이 더 맞다는 추측을 해본다.
2. 영남
우리나라 정치에서 지역색이 많이 퇴색하였다고는 해도 여전히 지역주의는 우리나라 정치구도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영남에서 20% 이상 득표한 것도 그가 영남 출신의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명박 후보의 고향인 경북을 중심으로 여전히 영남 정치인 밀어주기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영남 연고(충북 동부와 강원 남부 포함)의 인구는 전체 인구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부터 영남에 연고를 둔 유권자들은 정치적 참여의식이 높고 권력 지향적인 성향을 보여왔으며, 이러한 성향은 아직도 퇴색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영남에 연고를 둔 인구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영남의 정치적 영향력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다. 영남인들은 더 이상 영남 출신의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기 힘든 흐름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으며, 그래서 계속해서 유력한 영남 정치인을 몰아주기 식으로 지지하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유력한 대선 후보 4인 가운데 영남 출신의 정치인은 이명박 후보가 유일하다는 점이 영남 유권자의 이명박 결집 현상을 부추기고 있으며 새로운 지역주의를 탄생시키고 있다. 이회창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6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 이회창 후보로의 지지율 쏠림이 일어났었다. 하지만 영남의 노년, 보수층은 다시금 이명박 후보로 지지 회귀를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지역주의가 '정통 보수'라는 이념까지 갉아먹고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 기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영남 연고의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에 대한 충성도를 이명박 후보에게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3. 수도권 486
많은 사람들은 486(386)세대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이해하려는 우를 범하고 있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서 있던 386세대를 60년대에 출생한 현재의 40대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착각하는 시각은, 486 전체를 싸잡아 옹호하거나 싸잡아 비난하는 현상을 낳았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서 우리가 정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386은 80년대 당시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20% 정도를 규정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80년대 당시 80%의 486들은 4년제 대학에 다니지 않았으며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도 않았으고 민주화의 흐름에 대해 무심했거나 방관하는 수준이었다. 486세대는 우리의 현대사에서 가장 축복받은 세대였다. 80년대가 정치적으로는 암울한 시기였지만 경제적으로는 가장 축복받은 시기였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넘쳐났고 대학생들은 학교만 간신히 졸업해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집값이 가장 안정된 시기였고 결혼도 쉽게 할 수 있었다. 486들이 결혼과 동시에 구입한 주택은 90년대 들어서 엄청난 가격으로 폭등하였고 부동산 폭등의 가장 큰 수혜자 역시 486들이었으며 그래서 집값의 상승을 가장 바라는 세대도 486이다. 486 남성들은 주식 시장에 가장 왕성하게 진입하였고, 486 여성들은 가장 왕성하게 부동산 거품에 일조하였다.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는 사교육 열풍 역시 486 부모들이 자식들을 취학시키던 시기부터 시작되었다. 80년대 당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였던 486 세력 역시 빠르게 분화되었고, 현재까지도 민주화 세력의 양심과 열정에 대해 견지하고 있는 40대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 486은 우리 역사 상 가장 많은 경제적 수혜를 입은 세대이면서 동시에 경제적 성취에 대한 욕망이 가장 왕성한 세대이다. 그러면서도 현재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부동산, 주식 거품과 사교육 열풍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세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책임을 달가워 하지 않는 486들이 '경제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명박 후보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들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는 그다지 놀랍지 않다.
4. 대기업과 기득권
최근 삼성 비자금 문제가 우리 사회를 강타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이라는 대 기업이 우리의 경제에 기여하는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이 재벌 가문에 좌지우지되는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기업 특히 재벌 가문의 제재와 규제에 대해 매우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기업에 대해 더 많은 수혜를 주지도 않은 것도 사실이다. 세계적인 기업의 투명성 경쟁과 반 부패 기류는 우리 기업들의 생존 전략에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LG와 같은 거대 그룹은 그룹을 두 개로 쪼개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였으며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알고 있다. 투명한 회계와 공정한 경쟁은 이제 세계적인 조류가 되었다. 그렇지만 삼성과 같은 소수 대기업과 재벌 가문은 여전히 이러한 흐름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10%도 되지 않는 지분으로 기업과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자기 모순을 스스로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기업과 재벌들은 이번 삼성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좀 더 확실하게 결속을 다질 필요성에 공감하게 되었다. 삼성 가문이나 과거 LG 가문이 현대 가문과 별로 가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명박 후보가 과거 자신의 경제적 후견인이던 정주영의 철학을 배신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래서 전경련과 한국노총 등을 중심으로 이명박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명박의 전력에서 보여지는 여러 의혹들이 현재 부유층(기득권)의 결속을 다지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부유층의 대다수가 이명박과 같은 과거의 전력과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기득권에게 일종의 정치적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고, 이러한 심리가 기득권의 이명박 쏠림에 일조하고 있다.
5.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가 표방하는 것은 '민족, 호랑이, 붉은 색'이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 민족주의, 단결력, 지방색을 상징하는 대학으로 고려대학교를 떠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적어도 지금에 와서는 완전한 오해라고 보아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과 수도권 출신은 연세대학교를 지방 출신은 고려대학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울과 수도권 출신들이 연세대학교보다 오히려 고려대학교를 선호하고 실제로도 그런 것으로 통계적으로 밝혀졌다. 또 얼마 전 전국의 철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삼성의 비자금과 관련해 반성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 발표가 있었다. 그런데 그 수 백 명의 교수 명단 중에 고려대학교 교수의 이름은 단 한 개도 보이지 않았고 그 이면에는 고려대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많았다는 사실이 있다. 이것은 고려대학교가 또는 고려대학교 출신 인사들이 점차 권력 지향적이고 보수적으로 변모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고려대학교 출신들은 법학과나 행정학과 경영, 경제학과 등의 인문계 출신들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큰 세력과 인맥을 구축하고 있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이나 김경준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검찰에 고려대 출신의 인사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는 사실도 작용하고 있다. 또 고려대학교 출신들의 단결력과 연고주의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이명박 후보를 선전하고 지지하는 고대학보가 연고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배포되어 물의를 빚기도 하였다. 고려대학교와 같은 재단에서 출연한 '동아일보'는 보수적이고 편향적인 보도로 인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많은 고려대 출신들은 '동아일보'를 겉으로는 비난하면서도 자신이 고려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동아일보를 지속적으로 구독하는 뻔뻔함을 과시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학교와 육군사관학교(대학이라 인정한다면) 밖에 없다. 나머지는 고졸 출신이다. 고려대학교와 그 동문들은 이번이 고려대학교의 차례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물론 고려대학교 출신 중에도 존경 받아 마땅한 훌륭한 인사들이 많다. 도올 김용옥이나 최장집 교수 등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가 고려대학교를 대표하는 인사라면 뭔가 좀 부끄럽지 않은가? 그럼에도 많은 고려대 출신들은 철옹성과 같은 연고주의에 매몰되어 맹목적으로 이명박을 지지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의 가장 큰 능력(?)은 아마도 자신을 맹목적으로 지지해 줄 여러 세력들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개신교회의 장로라는 점, 영남 특히 경북 지역에서 오랜 만에 탄생한 대통령 후보라는 점, 40대나 기득권층의 경제적 욕구와 부합하는 기치를 내 걸었다는 점, 대기업과 기득권을 옹호해 줄 수 있는 대기업 CEO 출신이라는 점, 대통령의 탄생에 목마른 고려대학교 동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점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들 5대 축은 일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5대 축에서 비롯된 견고한 지지자들이 각자 결집하여 이명박의 깨지지 않는 3분의 1 지지율을 지탱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저학력 하층민들과 대세론에 편승한 세력, 국민정부와 참여정부의 지나친 여성 우대 정책에 반감을 갖은 남성들까지 가세해 40% 전후의 이명박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으며 이러한 지지율은 현재로서는 대선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매우 불행하고 슬픈 징조이다. 대통령 후보의 인품이나 도덕성, 애국심, 책임감에 반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진정한 지지율이 아니라, 대부분의 지지율이 자신의 이익이나 욕심, 또는 여당에 대한 반감에서 유래된 신기루라서 차라리 외면하거나 부정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실 이명박이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명분'일 뿐이다. 이명박을 지지하는 각 세력들이 자신들이 내심으로 갖고 있는 '지지의 본심'을 감추기 위해, 또 이명박 후보 자신 역시 자신이 누리는 메리트의 실체를 가리기 위해 '경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라는 생물의 특성 상, 정치 유권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현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불행한 이유는 정치적인 선택이 정치적인 이익과 계층과 이념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이익들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유권자들이 국가와 국민, 사회 전체의 이익과 공동선과 미래가 아닌 자기 자신의 편협한 욕심과 맹신과 허상에 빠져 정치적인 선택을 감행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다. 결국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원하지 않는 60% 이상의 국민은 제도의 모순과 함정으로 인해 40%도 되지 않는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받아들여야 하는 불행을 또 다시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가 1년 전부터 주장해 온 결선 투표의 필요성과 절박함은 또 다시 잊혀져 가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반 이명박 전선을 중심으로 이념과 정체성도 상관 없이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는 매우 절망적이다. 그것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하는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국민들 모두가 각자의 욕심과 편견과 우매함에 빠져 동상이몽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이명박 후보가 당선 되었을 때이다. 각 세력이 각자의 이익에 따라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였지만, 각 세력의 이익이 당선 후에는 심각하게 충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노무현 대통령 집권이 이미 증명해 보였다.) 이명박 후보가 개신교 우대 정책을 펼쳤을 때 나머지 75% 국민은 좌시하고 있을 것인가? 이명박 후보가 영남 한풀이에 동참할 경우 나머지 60%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이명박 후보가 부동산 부양 정책을 억지로 시행할 때 생겨날 부작용과 저항은 어떠하겠는가? 가뜩이나 대기업과 재벌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펼칠 때 나머지 국민은 지켜보기만 하겠는가? 이명박 후보가 고려대 출신 인사들만 중용할 때 나머지 국민들은 또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전력과 약점으로 인해 집권 후에도 절대로 이 땅의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없다. 불법과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들이 '당신은?'이라고 묻는다면 이명박 후보는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 경제 대통령이라는 구호에 발목이 잡혀 단기적인 경기 부양과 부동산 활성화 정책만 남발하다가 대한민국 경제의 기반을 깡그리 말아먹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에 대해 의문이 가는가? 그 지지자들에게 왜 이명박을 지지하느냐고 묻지 말라. 대부분의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은 자신의 속내를 피력하지 않으니 말이다. 또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 이유없어'가 될 것이니 말이다. 지금의 현상이 못마땅하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투표를 하라. 그것이 당신의 의사와 분노를 표현하고 지금의 왜곡을 바로 잡는 길이다. 뽑을 인물이 없다는 그 한심하고 무력한 변명은 이제 그만 폐기처분 하라. 투표는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최선을 뽑는 과정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 그 다음은 차악에 표를 던지는 것이다. 뽑을 인물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게으르거나 무지하거나, 무책임하다는 말일 뿐이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30%가 결심하고 투표를 한다면 결과는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이 될 수도 있음을.
이명박 지지율이 절대 33%이하로 안 떨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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