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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窓)/-. 아름다운 世上

박상민, 10년 간 남몰래 선행…기부금만 40여 억 원

가수 박상민은 장애인 봉사 활동에 전혀 시간을 아끼지 않는 인물이다. 최근 박상민을 만나 인터뷰를 하던 중 10년 전부터 장애인을 돕기 위해 기부 활동 사실을 알게 됐다.
  박상민은 현재
소아암과 청각장애인을 돕는 자선단체에서 활약중이며, 비공식으로 활동중인 곳만 무려 5곳이다. 그는 한 청각 장애인 달팽이관 이식을 돕는 단체에서 3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박미경이 부회장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민이 최근 3년 동안 소아암 환자 및 독거노인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한 횟수는 수십여 차례, 자선공연을 개최한 횟수는 무려 60여 차례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동안 박상민이 이런 목적으로 콘서트를 개최한 것에 대해 전혀 눈치를 못챘다. 자택 거실에 있는 수십 개의 감사패만이 박상민의 남몰래 선행을 증명할 뿐이다.
  "소아암 돕기 단체에서 연락이 오면 뒤에 어떤 스케줄이 있는지도 모르고 덥석 허락해 버리니 매니저들에게 금전적으로 시간적으로 피해를 주었던 적이 많아요. 하지만 성격상 이렇게 해야만 내 삶이 행복하니 어쩌겠어요(웃음)"
◇ 최근 조선일보 본사 편집국에서 만난 가수 박상민.

  최근 연예계는 선행 스타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박상민의 선행 이야기 역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선행이란 착하고 어진 행실을 말한다. 간혹 자신의 홍보를 위해 선행이란 말을 사용하는 그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박상민은 본능적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경우라 더욱 빛을 발한다. 평소 어머니로부터 남을 도우며 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는 박상민. 진부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박상민은 어린 시절 보고 배웠던 선행의 미덕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일문 일답
 ▲ 청각 장애인 돕기 단체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4년 전쯤 한강 둔치 운동장에서 청각장애인를 위한 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는데, 나의 도움을 받고 듣고 말하게 된 어린이들을 직접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났다. 이 행복감 때문에 본격적으로 청각 장애인 돕기에 나서게 됐다. 소아암 환자 돕기도 똑 같은 이유다.
 ▲그동안 왜 기부활동을 숨겨 왔는가?
 남을 돕는 일을 일부러 감추려 했던 것은 아니다. 그냥 알리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사실 지금 이자리에서 내 선행 사실을 들켜버려 약간은 쑥스럽다.
◇ 최근 조선일보 본사 편집국에서 만난 박상민.
 ▲ 청각장애인 돕기 외에 다른 선행을 펼친 적은 있는지?
 2005년 고향인 평택에 계신 독거노인 및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공연을 열었던 적이 있다.뜻 깊은 마음으로 준비한 공연이었지만 일부 사람들은 '고향 돈 다 가져간다'며 손가락질을 하더라. 나중에 공연 수익금이 좋은 곳에 쓰여진 사실을 알게 된 고향 분들은 당시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 지금까지 공연을 통해 자선단체에 전달된 기부금은 어느 정도 되는지?
 갑자기 금액을 말하려니 쑥스럽다. 구체적으로 기부금이 전달된 곳을 밝힐 수는 없지만 굳이 액수로 따지면 40여 억 원 정도 된다. 크던 작던 그 동안 열렸던 공연의 수익금 대부분을 청각 장애인 및 소아암 환자들을 돕는 것에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많은 분에게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는 따지기 힘들다.
 ▲ 경찰청과 깊은 인연을 만들었다고 하던데?
 영등포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한 경찰 분이 백혈병에 걸린 자신의 딸을 위해 밴드공연을 펼친다는 소식을 기사를 통해 보고 그 공연을 찾아가 도와준 적이 있다. 그 것이 인연이 돼 경찰청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몇 차례 초대받아 공연을 해 주었다. 최근엔 대구지방경찰청 112 콜센터 안내방송 배경음악도 불렀다. 내 노래 ‘컴백 투 미’를 개사해 만든 이 음원은 2008년 초부터 서비스 될 예정이다. 경찰청 홍보 뮤직비디오도 찍었는데, 직접 출연도 해서 연기도 했다.
 ▲ 정준호와 특별한 사이라고 하던데?
 정준호는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좋은 동생이다. 매년 하와이에서 자선 공연을 펼쳐 그 수익금을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사용한다. 그런 착한 심성이 마음에 들어 가까이 지내고 있다. 지난해 1월 말쯤 정준호가 갑자기 전화를 해 하와이 공연을 해달라고 했다. 일단 알겠다고 전화를 끊은 뒤 스케줄을 확인해 보니 출연료를 이미 받은 공연이 마침 그때 있었던 것이다. 결국 위약금을 주면서 하와이행 비행기를 탔다. 아마 정준호는 이런 자세한 내막을 모를 것이다. 좋은 일을 위해서라면 내가 도울 수 있는 범위에서 당연히 해주고 싶었다. 정준호는 내가 공연을 도와주었다고 의리로 나의 뮤직비디오 ‘울지마요’에 출연했다.
 
◇ 최근 조선일보 본사 편집국에서 만난 가수 박상민.
 ▲ 공연 위약금을 물어준 사례가 많은지?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지인의 친한 분 아들이 뇌종양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형편이 안돼 수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울산과 부산의 공연을 취소하고 지방으로 내려가 한 식당에서 몇 일간 팬사인회를 열어 수술비를 모은 적이 있다. 떠올려 보면 이 같이 사소한 경우로도 위약금을 지불했던 경우가 많다. 출연료에 대한 위약금은 보통 2, 3배 정도다. 따지고 보면 그 동안 행사를 통해 벌었던 금액보다 위약금으로 나간 돈이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단 한번도 후회해 본적은 없다.
 ▲ 축가 전문가수로 유명한데, 기억나는 결혼식이 있었다면?
 그 동안 팬클럽 축가를 엄청 많이 불렀다. 큰 행사요청을 뒤로하고 팬클럽 회장의 결혼식을 찾아가 축가를 불러 주기도 했다. 축가를 불러주고 섭섭했던 사람도 몇 명 있었다. 난 얼굴 모르는 사람이라도 사연이 있으면 축가를 해준다. 자기 누나가 결혼을 하는데 축가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사연을 팬 카페를 통해 접한 뒤 그 날 방송을 마치고 급하게 달려갔는데, 식장이 썰렁한 것이었다.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내가 늦을까 봐 결혼식 시간을 앞당겨 거짓말 한 것이었다. 목숨 걸고 급히 갔는데 너무나 허탈했다.
 ▲ 축가를 부르고 돈을 받은 적은 없는가?
 내가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선배들은 가끔 백화점 상품권을 줄 때가 있다. 이 역시 거부하는 편이지만 상대방이 성의 표시라며 간곡하게 받기를 원할 때면 마지못해 받는 경우가 있다. 한 번은 방송 사연을 통해 알게 된 한 젊은 커플이 축가를 불러준 성의 표시로 20만원 상품권을 보낸 적이 있다. 일반인에겐 처음 받아본 대가다. 이 상품권은 사용하지 않고 고이 간직하고 있다.
 ▲ 좋은 일에 앞장서고 있지만 정작 본인에겐 나쁜 일로 가득했던 것 같은데?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았다. 운 적도 많다. 남한테 해 안 끼치고 살았는데 왜 이런 일이 자꾸 생길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부동산 사기를 16억 정도 당했다. 2004년도에 벌어진 일인데 아직까지 그일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지금도 10억이 넘는 돈을 떠안아서 아직까지 대출이자를 내고 있다. 중학교 동창에게 사기를 당한 뒤 너무 큰 배신감 느꼈다. 그 친구를 너무 믿었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일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도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다. 최근 일어난 가짜 박상민 사건도 어이없었다.
 
◇ 최근 조선일보 본사 편집국에서 만난 가수 박상민.
 ▲ '가짜 박상민' 사건을 겪고 난 뒤 심정은?
 남자가 이런 일로 소심해 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법정 공방 속에서 죄를 뉘우치기 보다는 변명만을 늘어놨던 임 모씨가 정말 괘씸했다. 그 동안 남한테 싫은 소리 한번 못하며 살아온 내가 이번 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된 셈이다. 이 사건 때문에 어머니 칠순 잔치도 못 했다. 어머니의 칠순 잔치가 마침 법원에 출두하는 날 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어머니는 '상민아 칠순 잔치는 내년에 아버지 생신 때 같이 하면 되니까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아라' 라고 말씀하셨다. 방으로 들어가 정말 슬프게 울었다.
 ▲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하던데?
 사실 지난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교통사고였다. 우리 아버지는 성격상 너무 힘들게 사신 것 같다. 평택의 한 논에 컨테이너를 장만해 드렸더니 장판을 깐다고 하루는 40kg의 장판을 말아서 어깨에 짊어지고 이동하다가 피자 배달하는 소형차에 치여 목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셨다. 목뼈가 다 부러져서 전신마비가 올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아들인 나에게 말했으면 편하게 실어다 드렸을 텐데, 너무 속상했다. 다행이 수술이 잘 마무리 돼 건강은 회복하셨지만 이번엔 위암이 발견 돼 위를 거의 다 잘라내시는 대수술을 하셨다. 최근 알게 된 사실인데 어머니는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셨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은 진짜 남한테 해 끼치는 것을 못 견뎌 한다. 내가 부모님의 성격이랑 똑 같은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결코 좋은 성격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이런 성격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 명의를 도용 당해 성인사이트에 가입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하던데?
 정말 어이없었다. 어디 사이트를 들어가서 글 한 줄 쓰는데 10분이 걸린다. 그 만큼 인터넷하고는 친하지 않은데 어느 날 내가 성인사이트에 가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놀랐다. 주변에 말만하면 그런 성인비디오는 쉽게 구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내가 그런 공간을 찾아 가겠는가. 가끔은 어린 꼬마들한테 전화가 올 때도 있다. 어떻게 전화번호를 알게 됐냐고 물으면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민번호 전화번호 등은 금방 알아낸다는 것이다. 기가 막혔다.
◇ 최근 조선일보 본사 편집국에서 만난 가수 박상민.

 ▲ 앞으로의 계획은 ?
 연예인은 자기 이름을 팔아서 조금만 노력하면 남을 도울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나도 나름대로 힘을 쓰는 사람들 모아서 모임을 조직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후배들과 정기적으로 자선공연을 펼치고 싶다.
 ▲ 마음에 두고 있는 후배 가수들은 있는지?
 나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보니까 4, 5명 정도는 된다. 홍경민 하하 데프콘 백지영 이렇게 자주 만나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는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은 의리가 있어서 일단 내가 하자면 따라올 친구들이다.
 ▲ 홍경민 데프콘 백지영 등 얼마나 가깝게 지내는 사이인가?
 우리는 앞뒤 안 재고 의리로 뭉친 사이다. 만약 서로의 스케줄이 꼬이면 전화해서 대신 처리해주는 정도다. 보통 강남에서 주로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며, 가끔 데프콘 집에서 모여 수다를 나눈다.
 ▲ 혹시 이들과 구체적으로 자선공연에 대해 계획을 세웠는지?
 당초 1월 26일쯤 '빅 5'란 이름의 대형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좀 더 큰 대관에서 콘서트를 열기 위해 시기를 연기 시킨 상황이다. 우리들의 힘 만으로는 공연 준비가 힘들 것 같아 현재 모 대기업과 함께 소자선 공연을 기획 중이다. 지금 언급한 가수 외에 2명의 인기가수가 합류할 수도 있다. 한 팀 당 노래 4곡정도 부르고 전체가 모여서 1곡 정도 부를예정이다. 공연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
  ▲ 결혼 계획은 없는지?
 지금 만나는 사람은 없다. 내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아마 나한테 벌어진 일들이 너무 힘들어서 연애까진 눈을 못 돌린 것 같다. 연애를 위한 심적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독신자 스타일은 절대 아니다.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 이상형은 너무 많다(웃음)
 ▲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은가?
 20대 초반으로 가고 싶다. 그때로 돌아가 가수란 일을 좀더 일찍 시작하고 싶다. 데뷔 15주년을 맞는 지금 이 순간 뒤를 돌아보면 음악인으로서 모르고 지나친 것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지금의 후배가수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내가 15년이 지난 후에 어떤 모습의 가수로 남아있을까 한번쯤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난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좀 더 실력 있는 사람들에게 배움을 받고 내 음악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싶다.

 

2008년 1월 2일 (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