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물 이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주의해야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주택과 아파트 등 전세와 매매물건을 이용한 신종 사기수법이 발견돼 시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거주하던 아파트를 공인중계사를 통해 처분하려던 회사원 A(36)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A씨는 지난 12일 한 부동산으로부터 아파트 계약에 관한 전화를 받았다. 부동산 실장이라는 B씨는 '조금 있다 구매자가 아파트 매물을 보러 갈 것이다'는 내용이었다.

A씨가 B씨와 통화 한 뒤 매매를 하겠다는 C씨가 전화를 걸어 '부동산 전화 받았나. 우리회사에서 관사로 사용하기 위해 아파트를 사려한다'고 말했다.

C씨는 회사 법무사를 통해 아파트 매매 계약을 해야 하는데 '법무사에게 건낼 수수료를 가져오지 않았다'며 A씨에게 수수료 99만원을 먼저 입금해 줄 것을 요구했다.

C씨는 '빌린 수수료는 계약금 입금 때 함께 돌려 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A씨는 아파트 매매 문의가 없던 중 '이렇게 해서라도 아파트를 처분할까'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수상한 낌새를 차린 A씨는 처음에 전화 온 부동산으로 전화를 걸어 위치를 물어보고 '찾아가 상의하겠다'는 말에 B씨는 전화를 끊고 더 이상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순간 A씨는 이것이 보이스피싱이란 것을 눈치 챘다. A씨가 수수료를 붙였다면 부동산 처분은 하지못한채 99만원만 날릴 뻔한 것이다.

A씨는 허무함과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금융권 대출을 미끼로 수수료를 요구한 피해사례가 문제가 됐으나 이처럼 부동산 매매물건 등을 이용한 사기 수법은 신고되지 않았었다.

경찰은 최근 늘어나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신고방법 등을 홍보하고 전담반을 구성,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또 신용카드사회공헌위원회가 카드론 보이스피싱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보이스피싱 판별요령과 신고방법, 환급안내 및 2시간 지연입금 안내 등 소비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유의사항 등을 공익광고로 제작했다.

대전 둔산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홍보 등 관련대책이 늘자 범죄 유형이 변화하는 것 같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수수료 입금 등을 먼저 요구할 경우 의심해봐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뉴시스  201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