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잃은 정권 발악…끝까지 투쟁할 것"

MBC노조 청와대·한나라 잇단 경영진 총사퇴 요구에 성토회견

 

"이동관 대변인의 발언을 시작으로 드러난 정권의 마각에 순수해야 할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까지 날뛰는 현실이 서글프다…한나라당의 헛된 망상을 기필코 깨뜨릴 것이다."(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
"목숨이 다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황성철 MBC본부 부위원장)
"이명박 정권은 언론장악 남은 건 MBC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최장원 MBC본부 사무국장)

 

MBC 노조, 한나라당 초선 40명 '경영진 책임지라' 촉구에 규탄회견 "헛된 망상" 격렬 비판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간부·조합원들이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MBC 장악음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검찰의 MBC <PD수첩> 제작진 기소에 이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한나라당 초선 의원 40명이 잇달아 MBC 경영진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서자 MBC 구성원들이 정부여권의 MBC 장악음모를 격렬히 규탄했다. 이들은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엄기영 MBC 사장의 퇴진요구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간부와 조합원 30여 명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한나라당의 MBC 장악음모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 폐기해 대한민국 지켜내자" "조중동 눈치보는 한나라당 각성하라"며 한나라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설마설마했는데 정권의 본색이 이동관 대변인 발언을 시작으로 그 마각을 드러냈다. 여기에 한나라당까지, 그것도 순수해야 할 초선의원이 홍위병이 돼 날뛰는 것이 서글프다"며 "국민의 뜻을 반영해 정책과 법을 수립하라고 국민들은 그많은 세금을 갖다바친 것인데 정작 초선의원들은 개떼같이 몰려와 대통령을 옹위하고 청와대의 사인을 받아 움직이고 있다. 더 이상 이들은 여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근행 본부장 "이동관 시작으로 순수해야할 초선의원이 홍위병처럼 날뛰어 서글퍼"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간부·조합원들이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MBC 장악음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이 본부장은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의 60∼70%는 미디어악법이 영구집권음모에서 나온 법이라는 걸 다 알고 있다"며 "국민들은 어떻게든 독재정권을 바꿔왔다. 다음 대선 때도 반드시 정권이 바뀔 것이고,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는 기필코 한나라당의 헛된 망상을 깨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를 본 최장원 MBC본부 사무국장도 "이명박 정권이 MBC의 경영진마저 협박하는 것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제 남은 건 MBC 뿐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동안 언론자유를 빼앗은 권력은 없었다. 우리는 공영방송 MBC를 위한 싸움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성철 MBC본부 부위원장은 "우리가 오늘 이 뙤약볕에 나온 이유는 이명박 정권이 MBC를 노골적으로 죽이러 나섰기 때문"이라며 "MB가 우리를 내쫓아도 우리는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 부위원장은 특히 "그동안 우리는 나름 잘 먹고 잘 살았고, 과분한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런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MBC가 재벌과 조중동에 넘어가서는 안 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목숨이 다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목숨 다할 때까지 투쟁할 것…명박산성 보다 더 큰 산성이 정권앞에 버틸 것"

김현수 강릉MBC 지부장은 한나라당 친이계 초선의원의 MBC 경영진 사퇴 촉구에 대해 "참담하다. 이제 정권이 마지막으로 MBC라는 메인 요리를 먹기 위해 자존심도 버리고 달려들고 있다"며 "비례대표 1번 자리 약소이라도 받았는지 초선의원들이 우리를 잡아먹겠다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우리는 찌를수록 더 단단해진다. 이미 정권이 MBC를 할퀴기 시작한 이상 최후의 순간이자 모든 수단을 동원할 시점에 와있다. 이 정권은 이번 여름 더위 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맛보게 해줄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행동에 옮기기 전 마지막 경고임을 밝혀둔다.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명박산성보다 훨씬 더 큰 마지막 최후의 산성이 정권 앞에 버티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간부·조합원들이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MBC 장악음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심병철 대구MBC 지부장은 "이 정권의 잘못을 비판하고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라고 하는 MBC에다 대고 사장 나가라고 하는 후안무치한 정권"이라며 "이 추악한 음모에 맞서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진외국서 PD수첩 같은 일 벌어지면 청와대·정부가 먼저 사퇴해야"

이재우 대전MBC 지부장은 이동관 대변인이 해외사례를 거론해 경영진이 총사퇴할 일이라고 한 대목에 대해 "선진 외국의 경우 이런 일이 벌어지면 청와대와 정부가 먼저 사퇴해야 한다"며 "미디어악법을 통과시키려한다면 99%의 국민과 언론노동자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간부·조합원들이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MBC 장악음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현제훈 제주MBC 지부장은 "MB 정권 1년 반이 됐는데, 국민들은 '이 정권이 가만히만 있어도 높은 지지율을 받았을 것'이라고 한다"며 "경제살리겠거니 생각하고 뽑아줬더니 1년 반 동안 경제를 죽여오기만 했고, 잘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토 산하 강바닥을 긁어내려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현 지부장은 "이 모든 것을 관철시키기 위해선 국민의 여론을 얻어야 한다"며 "아마도 KBS 사장이 바뀌고 나니 어느 정도 다 바꿨다고 판단하면서 1%의 부자·재벌을 위한 정책을 완벽히 밀어붙이기 위해 여론을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해 MBC를 장악하는 것만이 모든 MB정책을 수행하는 지렛대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민심 잃은 정권의 발악, 민주주의·언론자유 도발"

현 지부장은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오고, 이미 국민들은 지난 4월 재보선 때 정권에 대한 심판을 시작했다"며 "공영방송과 언론자유의 최후보루인 MBC를 지키는 것만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명이다. 국민의 이름으로 MBC를 수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본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청와대·한나라당 초선의원 40명의 잇단 경영진 총사퇴 압박에 대해 "민심을 잃은 정권의 발악이자,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정상회담 직전 광우병 검역 주권 포기로 국민 건강의 위협을 빠뜨리고, 국민의 경고에 귀를 닫았던 것이 누구이며, 젊은이들의 생명과 뜨거운 피로 일궈낸 민주주의를 불과 10년 만에 위기를 몰아넣고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으로 서민경제를 파탄으로 이끈 것이 누구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MBC본부는 "40인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엄기영 사장 퇴진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했다"며 "비판언론 재갈물리기가 아니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변화를 요구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간부·조합원들이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MBC 장악음모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치열 기자

또한 "홍위병이 돼 청와대에 부화뇌동할 게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서 민의가 국정원영 반영돼도록 해야 했다"고도 했다.

 

"초선 의원들 이명박 대통령에 책임 묻고, 일방통행 국정운영 변화 요구했어야"

MBC본부는 "이들 40인의 무뇌아적인 작태는 국민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눈과 귀를 막음으로써 스스로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친위대이자, 청와대 홍위병으로 전락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마지막 회생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MBC 흔들기로 표출되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민주주의 말살, 언론자유 말살의 어떠한 기도에도 굴하지 않고 권력 감시 본연의 임무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  2009.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