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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삶)/-. 성공경영

성공한 CEO 집무실은 ‘뭔가 달랐다’

 

액자 하나 걸 때도 문구 등 세심한 배려

직원과 '함께', 신제품은 '내 손으로'… 경청·소통 등 경영철학 반영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 그의 말에 매출은 2배가량 상승했다.

중독성 있는 문구는 최고의 패러디 대상이다. 6·2지방선거의 후보 진영에서 사용하려 했다고 하니 알 만하다.

이쯤 되면 광고 문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궁금하다. 김 회장은 아이디어를 집무실에서 얻었다. 임원들과 함께 광고 문구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시간. 고민을 하던 중 혼자 되새기던 말이 바로 '방법이 없네'다.

편한 분위기에서 '툭' 던진 말이 대박 광고를 만들어 낸 셈이다. 만약 집무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회의를 했다면 어땠을까. 집무실에서 임직원과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당초 스타 모델을 내세우는 것이 검토됐던 만큼 대박 광고는 만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의 소통이 단 열매를 만들어 낸 것이다.

기업 회장의 집무실은 CEO의 경영철학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성공한 CEO의 회장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을 겨냥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내일을 향해 심장부를 쏴라

최근 재계의 화두는 '소통'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소셜 네트워크란 말도 생겼다. 온·오프라인에서 소통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봤을 때 이호림 OB맥주 사장의 집무실은 특별하다. 그는 2007년 취임 직후 그럴듯하게 꾸며진 집무실을 부수고 밖으로 나왔다.

8명의 임원실도 덩달아 사라졌다. 대신 그는 9명이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집무실을 만들었다. 벽을 없애고 소통을 강조하자는 취지였다.

그래서 임원실이라는 팻말도 없앴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다. 임원과 직원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나니 소통의 장벽도 자연스레 무너지기 마련.

이 결과 OB맥주는 2007년 이후 시장점유율과 직원만족도가 상승했다. 무엇보다 회사에 활기가 넘쳐난다.

새로운 시도가 곧 경쟁력

그 다음은 '기술개발'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가 넓어짐에 따라 기업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조직문화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기술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은 CEO의 몫이다.

의료산업 업체인 나노엔텍. 장준근 대표는 기술 개발을 통해 의료비를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시도가 곧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덕분에 그는 집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렇다고 일만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는 직접 집무실을 디자인해 편안함을 살렸다. 홈시어터를 갖추고, 와인셀러도 구비했다. 붉은 색 등도 마련했다.

나노엔텍은 지난해 200억 원 대의 기술 수출을 달성했다. 2010년엔 의료사업 진출을 계획 중이다. 21세기의 기술이라 불리는 초소형 정밀 기계기술(MEMS)과 바이오 기술을 유기적으로 융합한 나노 단위의 바이오 멤스(Bio-MEMS) 핵심기술이 있어 가능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나노 융합 기술 관련 특허는 80여 개에 달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CEO의 경영철학이 회사의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강은선 주노헤어 대표와 변무원 젠트라 대표도 기술을 중요시 여기는 CEO다.
강 대표는 헤어디자이너로 트렌드를 읽어내는 안목이 탁월하다. 사업에 뛰어 든 이후 실력 하나로 미용업계의 대모로 우뚝 선 이유다.

그는 항상 오늘보다는 내일을 생각한다. 남들 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때문에 집무실은 늘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서관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다. 정확히 말하면 도서관의 독서실 정도라고 할까. 혼자 들어가면 딱 들어맞을 정도 크기의 집무실은 주노헤어의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실행에 옮겨라

변 대표도 비슷하다. 그의 집무실엔 '발명왕'이라는 별명답게 연구 기구들이 즐비하다. 회사라기보다 연구소라고 해야 어울릴 듯하다. 이곳에서 플라스틱 콘크리트 거푸집 소재와 공법이 만들어졌고, 건강음료도 탄생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변 대표. 그의 노력은 회사의 경쟁력으로 승화됐다.

직원들은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실행에 옮기고 제품을 만들어 특허를 낸다. 사업 분야에 대한 제한도 없어 가장 즐겁게, 또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모든 걸 갖춰 놨다.

CEO의 경영철학은 회사의 지속경쟁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성공을 꿈꾸고 있다면 직원과 함께 소통하고, 기술 개발에 나서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말보다는 실행이 먼저 앞서야 한다.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고 집무실을 어떻게 꾸미고 운영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것이 CEO가 갖춰야할 성공 DNA다.

 

이코노믹 리뷰  2010.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