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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窓)/-. 혼란한 世上

이명박 후보 '신승'…박근혜 "패배 인정"

 

 한나라당 본선승리 '경선 후유증' 변수

 

이명박 후보가 20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개표결과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 경선은 사상 유례 없는 치열한 경쟁 속에 이뤄졌다.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대결은 말 그대로 '사생결단'과 다름 없었다.

 

박근혜 캠프는 이명박 후보 관련 각종 도덕성 의혹을 제기하며 '필패 후보'로 몰아세웠고 이명박 캠프는 박근혜 후보 사생활과 정수장학회 의혹을 집중 부각시키며 흠집내기 경쟁을 벌였다.

 

   
  ▲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경선후보가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창길 기자 photoeye@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이어왔던 지지율 1위 흐름을 경선 마지막까지 유지해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자리에 올랐다.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벌어진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 이명박 후보는 8만1084표(49.56%), 박근혜 후보는 7만8632표(48.06%)로 이 후보가 2452표(1.5%)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희룡 후보는 2398표, 홍준표 후보는 1503표를 얻었다.

 

이명박 "저를 지지하지 않아도 우리는 하나"

이 후보는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에 한없는 경의를 표하며 기쁜 마음으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저를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우리는 모두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의 길, 그 길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길인지 안다. 그러나 저는 두려움 없이 달려갈 것"이라며 "질풍노도의 바다를 헤쳐 온 의지로 그 길을 열고 온몸을 던져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현장에서 박 후보의 일부 열성 지지층은 자리에서 일어나 '경선 불복'을 외쳐 기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 경선 후보는 "경선 패배를 인정한다.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면서 "오늘부터 당원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후보를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승리, 여론조사가 효자?

경선 결과는 언론의 일반적인 관측과는 다르게 박빙의 승부였다. 특히 박 후보는 현장 투표에서 예상 외의 선전을 벌여 개표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게 했다.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불안한 후보'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관측도 있다.

 

17대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불패신화'를 이끌었던 박 후보의 뒷심이 이번에도 위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대구 경북 등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는 등 만만찮은 저력을 보였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원 대의원 국민선거인단 모두 앞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상 투표를 진행한 결과 현장 투표보다는 여론조사가 승리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맹형규 후보가 현장 투표에서 앞섰지만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크게 뒤져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경선후유증' 치유 쉽지 않아

하지만 경선 막판까지 '휴대폰 사진 찍기' 논란이 벌어지는 등 이명박 박근혜 선거캠프의 갈등상황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경선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후보 열성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분위기도 격앙된 상황이다.

 

   
  ▲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끝난 뒤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경선 무효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창길 기자 photoeye@  
 
일부 회원들은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가 이번 경선에서 승리해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이 됐지만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본선 승리까지는 쉽지 않은 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낙선한 후보들이 당선 후보를 도와 대선 승리를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후보를 도왔던 핵심 측근들이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면 최악의 경우 분당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명박 각종 의혹, 본선 암초

이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뒤 여론의 시선을 모으며 대세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곳곳에 '암초'도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이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주된 공략 목표는 이 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내에서 진행됐던 후보검증과는 차원이 다른 강도 높은 검증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민주신당이 이날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절차를 마무리 한 뒤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또 민주노동당 역시 이날 대선 후보 경선 투표에 들어가며 대선 돌풍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노당 김선동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은 인물로 보나 경선 과정으로 보나 그간 기득권 세력의 모습을 충실하게 보여줬다. 한나라당이 나름대로 열띤 경선 과정을 통해 보수 대표주자를 뽑았다면 오늘부터 진행되는 민주노동당의 경선을 통해 진보의 대표주자가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오늘 2007-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