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VS 反李 급속 재편… 신당， BBK특검 발의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이명박 대세론' 확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선정국이 '이명박 대 반(反)이명박'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검찰을 규탄하며 5일 예정됐던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주요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기간에 유세를 중단하기는 처음이다. 두 후보측은 이명박 대세론 확산을 막기 위한 '반 이명박'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결과에 따라서는 대선구도가 상당히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후보는 당초 예정됐던 전북유세를 중단한 뒤 저녁에 광화문에서 의원 및 지지자들과 검찰을 규탄하는 촛불시위를 가졌다. 신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 후보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이번 발표는 상식을 탄핵한 수사"라며 "검찰의 발표대로라면 이명박 후보는 유령이다. 이 사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 이명박 후보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도의 한숨,검은 미소를 짓겠지만 국민은 진실을 향해 가고 있다"며 "힘있는 자나 없는 자나 법은 공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측은 한나라당을 제외한 반부패 세력간 연대를 추진키로 했다. 또 6일까지 유세를 전면 중단하고 반부패 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키로 했다.이 후보는 남대문로 단암빌딩 선거사무소에서 "검찰 수사 결과는 국민 의혹을 풀기에는 동떨어진 것"이라며 "과연 후보의 여러 거짓말 등(에 대한 의혹)이 벗겨질 수 있을까"라고 말해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노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검찰 수사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며 대규모 규탄집회 등을 적극 벌여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검찰 수사 발표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선대위회의를 열어 BBK 의혹이 완전 해소됐다고 결론짓고 대세론 확산 전략을 논의했다. 또 BBK 의혹을 제기해온 신당과 정 후보 사과 및 이회창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 후보는 회의에서 "늦었지만 진실이 밝혀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제부터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것이 가려졌는데도 신당이 정치공작에 미련을 둔다면 국민과 함께 응분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경고했다. 또 이회창 후보에 대해 "아직도 이명박 후보가 불안한 후보냐. 깨끗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등 주요 후보 6명은 6일 저녁 8시 중앙선관위 주최로 첫 TV합동토론을 가질 예정이다.

 

 

 

2007년 12월 5일 (수) 19:29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