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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窓)/-. 혼란한 世上

강화 총기탈취사건의 발생서 검거까지

 

군경 수사 곳곳에 '구멍'

 

강화도 총기피탈사건이 발생 7일 만에 빼앗긴 총기와 실탄을 회수하고 용의자를 붙잡아 범행사실을 자백받으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그러나 군·경은 사건 발생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강화 했지만 용의자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인천과 부산, 전남 등 전국을 활개 친 것으로 드러나 수사 곳곳에서 허술함을 드러냈다.

지난 6일 오후 5시47분 인천 강화군 길상명 초지리 황산도 선착장 입구 해안도로에서 30대 중반의 남자가 순찰 중이던 해병대 병사 2명을 코란도 승용차로 들이받고 흉기로 찌른 뒤 K-2 소총 1정과 수류탄 1개, 실탄 75발, 유탄 6발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날 사고로 박영철 상병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이재혁 병장이 부상을 입었다.

군은 사건발생 한 시간 뒤 경기·강화 일대에 '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군·경 합동 검문검색을 시작했으나 용의자의 도주를 막는데는 실패했다.

특히 사건발생 하루 뒤에는 경기 화성시 장안면 풍무교 인근 논바닥에서 용의자가 탔던 코란도 승용차가 전소된 채 발견됐으나 범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이후 군경은 합동수사본부를 편성하고 시민들의 제보가 사건해결의 결정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 사건발생 7일 오후 긴급히 용의자의 몽타주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했다.

또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모자와 혈흔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하고, 그 결과 용의자의 혈액형이 AB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합동수사본부는 혈액형이 AB형인 해병대 전역자 가운데 수도권에 거주하는 233명을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망을 좁혀나갔다.

또한 화성과 경기도 일대 고속도로 CCTV 203곳에 대한 분석작업도 시작해 조만간 범인검거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었다.

지난 10일에는 제보를 받고 서울에 사는 A씨에 대한 수사를 벌였지만 여러 정황상 용의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돌려보냈다.

합동수사본부의 관심이 온통 수도권에 집중돼 있을 때 정작 용의자는 범행 6일 만인 11일 범행 장소로부터 400Km나 떨어진 부산에 잠입한 단서를 남겼다.

또 탈취된 총기는 1주일만인 12일 오전 탈취장소로부터 311Km, 차량으로 4시간이나 걸리는 전남 장성에서 발견됐고, '총기 탈취범'이 쓴 것으로 보이는 괴편지는 인적이 많은 부산의 도심 한복판에서 발견됐다.

총기와 수류탄, 탄창 등은 하루 수십만대의 차량들이 오가는 고속도로 부근 한적한 소하천에서 각각 발견돼 군·경의 수사망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렇게 용의자의 행적이 지방에서 발견될 때 용의자 조모씨(35)는 다시 서울로 올라왔고, 서울 종로3가
단성사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결국 조씨는 군경합동 검문검색에도 불구하고 지난 일주일간 강화에서 화성을 거쳐 부산, 광주 그리고 다시 서울로 이동해 전국을 무대로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씨는 합동수사본부의 예견과는 달리 해병대나 특수부대가 아닌 전혀 다른 부대 출신으로 밝혀졌다.

합동수사본부는 결국 이번 수사에서 유력한 단서가 된 편지가 발견되기 전까지 헛물만 켠 셈이 돼버렸다.

 

2007년 12월 12일 (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