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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窓)/-. 혼란한 世上

유권자들 '이명박 후보' 안 찍으러 투표장 간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부산광역시 서면(진구 부전동)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나를 찍지 않을 사람은 투표 안 나와도 괜찮습니다만, 나 찍을 사람들은 다 나와야 합니다."

 

오늘(13일) 오전 이명박 후보가 부산 유세에서 던진 망언이다. 자신에 반대하는 사람은 투표권을 포기하라는 주문을 공개적으로 하다니, 이 정도 발언이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명박 후보의 머릿속에 대통령 선거란, 박정희 철권통치 시대의 체육관 투표, 전두환 정권을 만든 통일주체국민회의의 투표밖에 없는 것일까?

 

대선 기간 내내 이명박 후보는 자신에 대한 검증을 모두 네거티브라고 몰아붙였다. 나중에는 공약에 대한 정책검증까지도 네거티브라고 했다. 이 후보에게는 자신에 대한 비판적 시각 자체가 네거티브다. 네거티브가 아니려면? 이명박 후보의 '부조리'한 말에 억지로 박수를 치거나 잠자코 있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명박 후보는 이 후보가 저지른 엄연한 범법 사실과 숱한 의혹을 기사화한 언론과 방송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을 자행해왔다. 왜? 이 후보에게는 검증 자체가 네거티브이기 때문이다. 언론과 방송이 이명박 후보에게 고소?고발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명박 후보의 '부조리'한 발언과 온갖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위장하거나, 아예 기사화하지 않는 수밖에 없다. 전자의 예는 BBK 건에 대한 보수신문의 태도이고, 후자의 예는 '마사지걸' 발언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격앙된 태도이다.

 

자신에 대한 조그만 비판도 못 참는 이명박 후보가 '묻지마 지지'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후보와 이 후보 측근들이 동문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독려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물론 '민족'을 앞세운 전통명문사학 출신들이 이명박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명박 후보 식의 단순무식한 사고라면, 앞으로 대통령을 꿈꾸는 청소년은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동문이 가장 많이 배출된 학교들을 골라 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부산광역시 서면(진구 부전동)에서 열린 유세에서 경호원들이 유세차량을 에워싼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 권우성

'천박한 학연의식'을 가진 이명박 후보가 '연고주의'를 함께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명박 후보는 BBK 명함의 진실을 밝힌 이장춘 전 대사에게 "경상도 사람끼리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항의했다. 이 정도면 '연고주의'를 넘은 '조폭의식'이다. 이명박 후보에 따르자면, 자신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동향 사람은 절대로 눈감아야 한다. 동향 사람을 공범으로 만드는 것이 '애향'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그저 '조폭의식'에 불과하다. 이런 이 후보가 "나 안 찍을 거면 투표하지 말라"고 발언한 장소가 부산이라는 점, 우연이 아니다. 이명박 후보의 '부산망언'은 '민주의식의 심각한 결여'와 '지역주의' 그리고 '조폭의식'의 결합을 보여준다.

 

물론 현명한 국민은 '이명박 정부'를 만들지 않겠지만, '이명박 정부'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은 사법적인 위협을 당하거나, 정치적 권리를 빼앗길 것이다. 이 후보가 서울시장에 재직했을 때처럼 정부의 요직에 특정 지역은 배제될 것이다. 왜? 정부 내의 비리나 부패를 눈감도록 요구할 수 있으려면 동향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권부에서 온갖 부패를 저지르고, 내부고발은 없으며, 이에 대한 비판은 곧 위해로 돌아오는 사회,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미래다.

 

다행히 실제 투표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바라는 "나 찍는 사람만 투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대중은 반대하러 투표장에 가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는 모든 후보 중에서 '비호감' 1위다. 시내를 돌아 다녀보면 가장 싫어하는 후보로 이명박 후보를 꼽는 사람들이 당연 많다. BBK 사건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혐의가 없다는 검찰 수사결과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간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을 제외한다면, 75% 정도의 사람들이 검찰수사결과를 믿지 않는다. 숱한 거짓말과 알뜰한 탈세와 탈루, 아집과 독선에 유권자들이 MB에게 마음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부터다.

 

기다리기 바란다. 유권자는 이명박 후보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장에 갈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거짓 대세론을 주장할수록, 이명박 후보는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는 셈이 된다.

왜?

유권자의 대부분은 이명박 후보를 절대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2007년 12월 13일 (목)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