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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삶)/-. 성공경영

`백분불여일업` 졸업 전 창업 2~3번 경험을

멘토 모셔라 - 숨은 고수 인센티브로 대학 초빙
인큐베이팅 - 아이디어 내면 상품화까지 연결
준비된 창업가 - 중학교때부터 장기프로그램 운영

 

"최고의 창업교육은 다른 게 없습니다. 실제 창업을 경험하도록 하는 거죠. 바로 실전경험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이를 창업경험자들이 멘토가 돼 곁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창업교육입니다."

이월드 창업자로 현재 이인프라네트웍스를 이끌고 있는 형용준 사장. 형 사장은 "싸이월드 창업 당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조언해줄 멘토가 없었다는 점"이라며 "창업 멘토층을 두껍게 하는 것이 창업교육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한국 대학에는 유능한 창업 멘토들을 끌어올 수 있는 인센티브가 없다. 한국에 숨어 있는 창업 고수들이 정말 많은데 이들을 멘토로 초빙할 수 있도록 대학과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업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정부와 대학도 창업교육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한국의 창업교육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진로와 직업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이 `취직에서 창직(創職)`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창업의 고수들이 `참된 창업교육`에 대해 조언했다.


창업 고수들이 한목소리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건 창업 멘토들을 발굴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창업교육을 하고 있는 류창완 한양대 기업가센터장도 창업 멘토 유치가 정부 예산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MIT 등 미국 대학들을 보면 학내에 창업센터를 만들어 벤처사업가, 변호사, 변리사 등 학위가 없는 전문가들을 멘토로 초빙해 다른 교수만큼 대우해줍니다. 한국에서도 좋은 대우를 통해 창업에 성공한 사업가와 관련 전문가들을 창업 멘토로 끌어와야 해요."

한국 최초 우주인 후보에서 지금은 창업 진흥을 위한 비영리법인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를 맏아 열형 창업전도사로 활동 중인 고산 씨도 창업 멘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대표는 융합기술 기반 창업교육으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단지 내 싱귤래리티(Singularity)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후 창업교육에 뜻을 두게 됐다.

그는 "싱귤래리티대학에서는 바이오, 나노 등 첨단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멘토들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게 인상적이었다. 한국에도 첨단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세계에서 활동하는 창업가가 분명 있는데 발굴이 안 됐다. 대학들이 숨어 있는 멘토들을 발굴해 끌어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 멘토 확보 다음으로 창업 고수들이 창업교육에서 중요하다고 손꼽은 건 실제 창업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다.

형 사장은 최고의 창업교육은 실제 창업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나 대학에서 현재 하고 있는 창업교육 절반 이상이 강의실에서 이뤄지는데 이건 현실감이 떨어지는 교육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이디어를 실제 상품화하는 데까지 연결시켜주는 인큐베이팅 교육기관들이 즐비한데 한국도 이런 점을 배워야 합니다."

 

중학교 3학년 때 회사를 세워 지금은 한국 위젯업계 1위 위자드웍스의 대표를 맡아 `한국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설립자)`라고 불리는 표철민 대표도 실제 창업 경험을 중시했다. 그러면서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연계된 장기적인 창업교육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중학교 때부터 창업교육을 받아 창업에 뜻을 둔 학생이 고등학교 때 300만원 정도 작은 시드머니로 창업을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이후 대학에 들어가 진짜 창업에 도전한다면 대학 졸업 때 벌써 2~3번의 창업경험을 가진 `준비된 창업가`가 배출돼 창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창업교육이 내실 있게 이뤄지려면 학문적인 내용보다는 실제 사업에 필요한 실용적인 내용을 가르치는 데 주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류창완 센터장은 대학에서는 학문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실용적인 내용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경영대에서 경영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대학에서 재무제표 보는 법, 배임ㆍ횡령 등 실용상법을 이해하는 법, 유용한 특허를 검색해 활용하는 법 등을 배워야 한다"며 "일례로 한양대 기업가센터에서는 상법을 교수가 아니라 기업 소송 경험이 많은 변호사가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고산 대표도대학 창업교육은 이론보다는 실전 위주의 프로젝트가 주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귤래리티대학에서는 교육 마지막 3주간 팀별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해서 실제 창업까지 할 수 있는 기업모델을 결과물로 내놓게 합니다. 그 결과 10주 교육이 끝나면 벤처기업이 서너 개 생겨나죠. 한국 창업교육도 이론이 아니라 실전 위주로 가야 합니다."

이외에도 창업교육에 대한 창업 고수들의 조언은 쏟아졌다. 형 사장은 회사 겉모습보다 아이디어ㆍ상품의 내실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창업이라고 하면 대부분 회사부터 만들려고 하는데 사실 회사라는 겉모양보다는 좋은 아이디어와 상품이 먼저입니다. 실제로 싸이월드를 창업할 때도 먼저 사이트를 만든 후 인기를 얻은 후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했죠. 아이디어와 프로그램 개발 실력이 창업 성공의 핵심입니다."

류 센터장은 단순히 창업 강좌만 여는 게 아니라 학생과 창업 멘토를 연결시켜 주고 실제 학생이 창업을 하면 학교에서 도움을 주는 사후관리까지 갖춘 `원스톱 교육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산 대표는 싱귤래리티대학에 구글, 노키아 등 대기업들이 후원하면서 벤처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동반성장을 꾀하는 것처럼 한국 대기업도 창업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2011.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