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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삶)/-. 건강 & 레져

암이 싫어하는 제철 봄나물

쑥·냉이·달래·미나리…비타민·식이섬유등 풍부, 잡곡밥과 먹으면 더 효과
야생 봄나물 오염 많아 잘못 채취해 먹으면 위험

건강한 식생활의 기본은 제철 음식을 먹는 것이다. 모든 음식은 제철에 나는 재료로 만들어야 가장 맛이 좋고 영양가도 높다는 얘기다.

한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과 들에는 봄 내음이 가득하다. 시장에는 봄나물로 넘쳐난다.

 

제철 봄나물은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대장암과 변비를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대표적인 봄나물로 손꼽히는 냉이와 달래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김미영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와 같은 봄나물에는 비타민C와 식이섬유가 풍부해 춘곤증을 쫓고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대장항문 전문 의료기관인 한솔병원 여성전문의 이정은 과장은 "봄에 나는 제철 봄나물은 질이 좋은 식이섬유로 구성돼 대장을 말끔히 청소해주고 대장 활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변비 완화 및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이는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 예방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음식은 건강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그리스 의학자로 의성(醫聖)으로 추앙받는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고치지 못한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며 올바른 식습관을 강조했다.

40세가 넘는 중장년층의 주요 사망 원인인 암의 40%는 잘못된 식사습관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쑥ㆍ달래ㆍ두릅 등 봄나물

 

보약 전문가들은 채소와 과일을 가장 좋은 항암 식품으로 꼽는다.

김형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팀장은 "채소는 암을 이기는 식탁의 보약이라 할 수 있다"며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대표적인 항암 식품은 청국장과 된장, 녹황색 채소, 양배추, 김치, 마늘, 생강, 양파 등이다.

봄에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제철 음식인 봄나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항암 식품이다. 양질의 식이섬유를 가진 제철 봄나물을 현미나 보리로 지은 잡곡밥과 함께 먹으면 효과가 훨씬 좋다. 현미밥과 보리밥은 백미밥보다 7배가 넘는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다. 율무, 귀리 등도 식이섬유가 풍부해 같이 넣어 밥을 해 먹으면 좋다.

대표적인 봄나물로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쑥과 달래, 냉이, 두릅, 씀바귀 등을 들 수 있다.

김형미 팀장은 "쑥은 오랜 기간 우리 민족에게 사랑받아온 나물" 이라며 "쑥에는 비타민A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베타카로틴은 항노화 및 항암 작용에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어 추천하는 음식"이라고 조언한다.

달래는 봄나물 중에서도 비타민C 함량이 높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와 조절에 관여해 노화를 방지하고 저항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비타민C는 열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달래를 섭취할 때는 날것으로 먹어 조리에 의한 비타민 손실을 막는 것이 영양 측면에서 좋다.

또한 식초는 비타민C가 파괴되는 시간을 늦춰주는 효과가 있어 달래무침에 식초를 조금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유의 향기를 살리면서 잎과 함께 뿌리째 먹는 채소인 냉이는 채소 가운데 단백질 함량이 높아 암환자들의 영양에 도움을 준다. 단백질 외에도 칼슘과 인, 철분 등의 무기질도 풍부하다.

'산채의 왕' 두릅에는 비타민C와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다. 쌉쌀한 맛이 특징인 사포닌은 혈액 순환에 좋다. 피로 회복에 효능을 보이며 예민한 신경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항암환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음식이기도 하다.

씀바귀는 약용으로 사용되는 국화과 식물이다. 옛날부터 식욕 부진이나 소화불량을 고치는 약제로 이용돼 왔다. 씀바귀에는 이눌린과 알리파틱이라 불리는 항암 성분이 다수 함유돼 있다.

또한 쓴맛에 포함되어 있는 여러 성분은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여러 사람이 대표적인 봄철 건강식으로 추천하는 채소다.

독초ㆍ중금속 오염 나물 조심해야

 

봄나물을 충분히 먹게 되면 항암 영양소와 식물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무턱대고 야생에서 나물을 채취하면 위험하다. 독초를 봄나물로 오인해 먹게 되면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식약청은 "도시 하천변 등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은 농약이나 중금속 오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두릅과 다래순, 원추리, 고사리와 같은 나물은 고유의 독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먹어야 한다.

봄나물 섭취도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수용성과 녹지 않는 불용성으로 나뉘는데, 변비에 좋은 것은 반수용성 식이섬유로 자신의 무게보다 40배나 많은 물을 흡수해 변을 부드럽게 해 배변 활동을 돕는다.

하지만 비수용성 섬유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가스 형성이 많아져 오히려 복부 팽만감이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섭취량을 점차적으로 늘리고 본인에게 맞는 식이섬유 식품을 찾아 먹어야 위장의 불편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말린 쑥이나 말린 고사리는 식이섬유 입자가 거칠어서 위장을 자극할 수도 있다.

춘곤증 퇴치에도 봄나물이 제격

 

옛 어른들은 봄이 되면 노곤하고 처지고 졸린 증상을 춘곤증이라 하여 이를 극복하려면 신선한 봄나물이나 야채를 먹으라고 권유해 왔다.

김미영 한림대한강성심병원 교수는 "온몸이 나른하고 피로가 누적되기 쉬운 봄철에는 올바른 생활습관과 함께 제철 음식을 잘 먹기만 해도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겨울 동안의 추운 날씨에 나름대로 적응했던 신체가 따뜻한 봄기운에 다시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신체의 신진대사, 호르몬계, 신경계 변화를 동반한다.

또한 밤의 길이가 짧아지고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근육이 이완돼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된다. 봄에는 일상 활동 및 업무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에너지와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도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부족한 영양소와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저절로 신선한 봄나물이나 야채, 과일 등을 찾게 된다.

여러 영양소 중 흔히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과 C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1이 많은 음식은 보리, 콩, 견과류, 육류, 우유, 계란 등이고 비타민 C가 풍부한 음식은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등의 봄나물과 키위, 딸기, 감귤류, 녹색채소, 브로콜리, 토마토, 감자 등이다.

 

매일경제  2012.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