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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갚는 `깡통상가·빌딩` 속출

韓銀, 상업용부동산 가격하락 경고…대출 200조·연체 급증

 

서울 강동구에 상가 한 채를 보유한 장 모씨(60)는 2009년 대출 6억원에 보증금 1억원을 끼고 시세 12억원 상가를 구입했다. 당장 올해 9월 원금을 갚아야 하지만 돈이 없다. 3년 동안 시세는 속절없이 추락해 지금 상가를 팔아도 원금과 보증금 갚기에 빠듯하다. 그동안 낸 이자비용을 고려하면 순투자금액 5억원 대부분을 날린 셈이다.

상가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 값이 하락하면서 상가나 소형 빌딩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깡통 상가`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상업용 건물 가격 하락 가능성도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6대 주요 은행(우리ㆍ국민ㆍ신한ㆍ하나ㆍ농협ㆍ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 말 현재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은 196조8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 223조8000억원에 버금가는 규모로 집계됐다.

연체율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5월 말 현재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은 1.44%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93%)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대출을 해주고도 이자를 1~3개월 동안 받지 못한 요주의여신비율은 2.02%로 작년 6월(1.77%)보다 크게 높아졌다.

상업용 부동산 시세는 실물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퇴직 이후 월세 수입 등을 목적으로 거액의 대출을 끼고 상가를 구입했을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입지ㆍ학군ㆍ환경 등을 고려해 가격이 정해지는 주택과 달리 상가는 임대료를 역산하는 방식으로 대략적인 시세를 추산할 수 있다. 임대료를 내린 비율만큼 고스란히 시세를 손해 본다는 얘기다.

실제 한은 추산 결과 상가담보대출 중 담보가액 대비 대출액 비율이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을 웃도는 비율은 25.6%, 액수로는 12조7000억원에 달한다. 상가 담보대출자 4명 중 1명은 경매에 넘어가도 대출을 다 갚을 수 없는 `깡통 상가`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은행이 자체적인 대출 기준으로 심사해왔기 때문에 상황이 아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밑바닥 경기 하락으로 상가 시세가 떨어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201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