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20만원 '수익률 20%' 오피스텔 알고보니

서울 여의도 인근의 도로가에 걸려 있는 오피스텔 광고 현수막./사진=송학주 기자

 

'분양가 7500만원 월세 120만원, 공실 없는 오피스텔'
23일 서울 여의도 인근의 도로가에 큼지막하게 걸려있는 현수막 광고 글이다. 광고대로라면 7500만원을 투자해 매달 120만원씩 연간 144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수익률이 무려 19.2%에 달한다.

정부가 소형주택 공급을 위해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저리의 국민주택기금 대출에 양도세 혜택도 주어지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소득세 감면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수익형 부동산의 분양이나 임대 과정에서 허위·과장 광고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일부 부동산업체의 영업방식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해당 업체에 직접 전화해 문의한 결과, '분양가 7500만원'은 오피스텔 2채의 분양가(2억5000만원) 70%까지 대출 받은 후 나머지 투자되는 금액이었다. '월세 120만원'도 2채에 대한 월세의 합으로 한 채로 받을 수 있는 월세는 60만원이었다.

분양 현수막 광고 글과는 전혀 딴판인 것. 다시 수익률을 계산해 보니 분양가 1억2500만원에 보증금 1000만원과 매달 60만원씩 받는다 해도 5.63%(공실 10% 가정)의 수익률만 거둘 수 있었다. 대출을 70%까지 받고 '레버리지효과'를 이용해야 9.25%의 수익률이 가능했다.

분양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많은 여의도와 가까워 공실 걱정이 전혀 없다"며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 투자가치가 높다"고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

 

◇공급과잉에 '시름'…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5.45%

부동산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최근 2~3년 새 오피스텔 공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임대수익률과 매매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오피스텔 연간 임대수익률은 지난 2010년 5.75%에서 지난해 5.48%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달 5.45% 수준까지 떨어졌다. 매매가격 역시 하락세다. 올 3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2분기 말 대비 0.07% 가량 하락했다.

특히 입주량이 집중된 수도권 일대에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인천(-0.29%)이 낙폭이 가장 컸고 서울(-0.1%)과 경기(-0.05%)가 뒤를 이었다. 직장인이나 대학생 등 주 임차수요가 몰리는 강남(-0.47%)이나 서대문(-0.12%), 마포(- 0.07%)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왔던 지역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수익성 감소로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아 물량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대형 건설업체들도 오피스텔 사업에서 한발 물러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부동산114

 

◇오피스텔 '옥석가리기' 필요…배후수요 풍부한 입지가 관건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피스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주변에 다양한 업무시설이 위치해 배후수요가 풍부한 오피스텔이어야 공실이 적고 투자가치가 높아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스텔 시장도 철저히 입지경쟁력과 분양가 수준에 따라 청약 결과와 수익성이 양극화될 것"이라며 "현실적인 목표수익률을 설정하고 분양가의 적정성과 주변 임대료 수준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격이 저렴하고 수익률이 높다면 일단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도 나온다. 장용석 장대장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수익률이 10%를 넘어 가면 절대 일반인들에게까지 차례가 오지 않으니 일단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관리비나 특약사항을 꼭 확인해 혹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머니투데이   201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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