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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만 뜨겁고 현장은 썰렁한 재건축 단지

"호가만 올라가고 정작 매매되는 것은 없습니다" "재건축 단지는 다 마찬가지예요. 현장은 썰렁합니다"

지난 해 말부터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들이 오름세를 이어가자 재건축 시장이 다시 꿈틀댈 거라는 기대와 전망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조사 결과 재건축단지들은 5주째 값이 올랐고 일부 단지는 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하지만 현장은 호가만 올랐을 뿐 매수가 뒤따르지 않는 썰렁한 모습이다.

 

15일 찾은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찾는 사람 없이 한적한 모습이었고 관계자들도 "거래는 드물다"고 입을 모았다. 이 단지는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지난 해 말보다 가격이 5천~1억 가량 뛰어올랐는데, 가파르게 오른 가격과 현장 분위기가 대조되는 모습이다.

인근의 A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해 11억 대의 급매물이 나왔던 112m²의 경우 12억 5천 만원에 팔리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한 차례 급매물 거래가 해소된 뒤엔 추가로 성사된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도인이 물건을 다시 거둬 들인 경우도 많아 결과적으로 호가가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호재로 가격이 회복된 것은 맞지만 '반짝' 오름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지난 달 조합설립인가 등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강동구 매매가 상승(0.4%)을 이끌었지만 현장 분위기는 비슷하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재건축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개포 주공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매도자들이 기대감 때문에 호가를 올렸지만 매수세가 따라붙지는 않는 모습이다.

인근의 B 부동산 관계자는 "가격 부담 때문에 사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 "일단 호가를 높여놓고 실거래가가 얼마쯤 되는 지 문의하는 전화만 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공아파트 뿐 아니라 대부분 재건축 단지들이 비슷한 사정일 것"이라며 "원래 재건축시장은 가격낙폭이 잦은데 최근 호가가 높게 형성된 만큼 더 이상의 추격매수는 드물 것"으로 예상했다.

 

노컷뉴스   2010.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