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현장 찾은 '사랑의 자장면'

<앵커>

서울의 중국 음식점 주인들이 충북 진천의 수해현장을 찾아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에게 자장면을 대접하며 수해의 고통을 함께 했습니다.

황정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국 음식점 주방이 수해현장으로 옮겨 왔습니다.

쉴새 없이 양파를 썰고, 면발을 뽑아내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삼복 더위에 화덕 앞에서 춘장을 볶고, 면을 삶아내다 보면 어느새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양파 1천개와 밀가루 200kg, 여기에 주방장의 정성이 더해져 1천명 분의 자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기다리던 점심시간.

자장면을 실은 트럭이 복구작업이 한창인 수해현장 곳곳을 찾아갑니다.

수해복구에 검게 그을린 군 장병들이 긴 줄로 늘어섭니다.

한창 나이에 자장면 한 그릇으로 양이 찰 리 없습니다.

[배고파요. 많이 주십시오.]

밭둑에 둘러앉아 먹는 맛도 일품이지만 먼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정성은 더욱 고맙습니다.

[홍진우 상병/37사단 :저희가 흘린 땀과 보람, 그리고 이걸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신 봉사단체 분들 때문에 더욱 맛있습니다.]

자장면을 준비한 서울 강동구 중식업 연합회는 지난 2000년부터 수해와 산불현장 등 전국 재난지역을 찾아다니며 자장면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양영근 회장/서울 강동구 중식업 연합회 : 수해 현장에 내려와 보니까 먹을거리가 가장 문제가 돼요. 그래서 저희들이 배운 자장면 만드는 기술을 좋은 데 써보자는 의미로...]

수마가 휩쓸고 간 폐허 속에서도 정성이 듬뿍 담긴 사랑의 자장면은 잠시나마 수해의 고통을 잊게 했습니다.

(청주방송)황정환

 

 

 

SBS TV 200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