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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삶)/-. 人生流轉

경마장 풍경

 

                                                      

2006.04.23 作

 

아주 오랫만에 경마장엘 갔다.

원래 오늘은 동업계 지인들과 기다렸던 14년만의 지리산 등산을 할 예정이었으나 잠실역 롯데백화점앞의 새벽6시 출발에 맞추지 못하는  어이없는 실수로 포기하고  친구와 함께 안산의 한도병원에 입원중인  친구의 병문안을 다녀 오던중 과천의 경마장을 찾았다.

 

1년에 서너차례정도 경마장엘 다녔는데 이번엔 작년 4월이후 정말 오랬만이라 그런지 좀 낯설기까지 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경마장은 늘 만원이고 무질서와 아무데나 마구버린 담배꽁초와 마권표, 경마분석잡지 등 각종 쓰레기와 침을 뱉고, 발을 앞의 의자에 얹어 놓는 등 정말 난장판 그자체였다.

경마장에 올때마다 느끼는 우리나라 경마문화가 늘 아쉽고 어떤 개선책이 없을까 생각하게 한다.

 

아마도 경마를 건전한 레져스포츠로 즐기기보다는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도박의 場으로 생각하고 과도한 금액으로 마권을 구입한후 손해를 보고나니 이런 상황이 전개되지 않나 생각된다.

자기 수입에 걸맞는 적당한 금액으로 배팅하여 레져스포츠로 즐기고 재수가 좋으면 저녁과 소주값정도 벌었다고 생각하면 좋으련만...

 

우리나라 경마장은 과천경마장이 생기기전까지는 성동구에 위치한 뚝섬경마장이 있었으나 현재는 과천 청계산자락에 위치한 서울경마공원을 비롯 제주경마공원,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있다.

 

경마장은 경마경기뿐만 아니라 야외의 넓은 시설에서 경마경주도 관람하고 자전거 도로, 잔디밭, 각종 놀이시설 등 가족단위로 야유회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잘 가꾸어져 있어 요즘은 명칭도 경마공원이라 칭하고 있다.

 

현재 과천경마공원은 지하철 4호선의 경마공원역이 있어 인근의 서울대공원과 함께 주말과 휴일이면 수도권의 많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한듯하다.

 

주차는 무료로 4천여대정도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하지만  첫 경마경주시작전에 거의 만차가 되고 인근 유료의 대공원주차장과 사설주차시설을 이용해야 한다고 한다.

 

경마공원은 경마경주가 열리는 날에만 8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어린이와 국가유공자 등은 무료이며 경마경주가 없는 날은 입장료가 없어 넓은 잔디밭과 잘 가꾸어진 조경 등으로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추천 할 만하다고 하겠다.

 

경마경주는 통상 금,토,일요일에 경주가 열리고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요즘의 경우에는 첫경기인 제1경주가 오전 11시에 시작되어 대략 40분간격으로 오후 5시40분에 마지막 제12경주정도 열린다.

 

경마경주를 즐기려면 마권을 구입해야 하는데 곳곳에 비치된 마권을 로또복권 기재하듯 표기하고  담당직원에게 해당금액을 지불하거나 자동발권기를 통해 구입할 수도 있다.

 

말이 달리는 거리는 매 경기마다 달라 1천m~2천m까지 여러종류가 있으며, 보통 1경주에 8~12필정도의 말이 경주에 임하게 된다.

 

자신이 선택한 말이 해당순위에 적중할 경우 받게될 상금의 배당률은 경기시작전 해당경주의 마권발매금액 총액과 관객들의 배팅한 금액과 인원수에 따라 자동으로 계산되어 결정되고 경기장 전광판에 곧바로 게시되는데

그동안의 여러 통계와 분석 등으로  우승확률이 높고 많은 관객들이 배팅한 말일수록 배당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

 

현재 경마종류는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단식, 연식, 복식과 쌍식, 복연식 등 5종류가 있다.

즉 단식은 선택한 말이 1등, 연식은 3등안에만 들면 되고, 복식은 2말을 선택하여 순서관계없이 1,2등을 맞추어야 하며, 쌍식은 1,2등 순서까지를, 복연식은 연식과 복식의 혼합형태로 2말이 순서에 관계없이 3등안에만 들어오면 된다.

 

즉, 11월 10일(토) 마지막 경주였던 제12경주의 실제 매출액 및 성적표와 배당률 등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단식 34,362,200원... 연식 73,569,900원... 복식 3,635,343,200원... 쌍식 1,1109,611,100원... 복연식 476,288,600원으로 매출액 합계는 53억2,917만5천원이었다.

 

성적표는 1,800m를 10필의 말이 경주하여 7번,3번,9번말이 1,2,3등으로 순위가  결정되어 배당률은 단식의 경우 7번말로 3.4배... 연식은 7번이 1.5배..3번이 14.9배..9번이 1.2배... 복식은 7번,3번 또는 3번,7번으로 418.5배...쌍식은 7번,3번으로 464.6배...복연식은 7번,3번이 52.4배..7번,9번이 2.2배..3번,9번이 36.8배였다.

 

배팅금액은 최소단위가 100원이며 도박성을 규제하고자 1회 최고 10만원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여러 마권을 구입하여 행할시 막을 방도가 없는 것 같다.

 

마권판매액은 일별로 차이는 있겠으나 오늘의 경기장 전광판에 표기된 9회부터 12회 경주까지의 한회경주의 평균 마권매출은 약40~50억원정도 되고 12경주의 마지막 경주에는 70억원정도 판매되었다.

이중 대략 30~40%정도가 마사회 수익이 되고 나머지 금액이 상금으로 나누어지는가 보다.

 

나는 제8경주가 진행중이던 오후 3시20분경에 경마장에 도착하여  9회부터 4번의 경주에 참여했는데 55.8%의 수익으로 선전했다고 자부한다.  늘 그랬듯 대부분의 경마팬들처럼 예상분석표로 분석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오늘은 단식 5번, 연식 7번, 복식 3,5번말을 반복하여 선택하고 일정한 금액을 배팅했다.

 

결과 11번경주에서 선택한 단식의 5번말이 우승하여 6.7배의 배당률로 비록 본전은 하지 못했지만  내가 배팅한 말이 우승하기를 기대하며 힘차게 달리는 말들을 보며 맘껏 소리도 지르고 스트레스도 날려버리는 즐거운 하루였다.

 

경마경주는 마지막 직선코스의 400~500m전방에서부터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어 결승점 100m이내에서 순위가 바뀌는 등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이순간은 모든 관중이 일어나 자신이 배팅한 말이 순위권에 들어오기를 기대하며 함성으로 열렬히 응원을 하는 10초의 경기라 할 수 있겠다.

 

오후 5시40분 제12경주를 끝내고 경마팬들이 물밀듯이 빠져나간 신관,구관의 관람석과 복도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는듯 온통 쓰레기천지이고 신관은 그나마 금연구역이라 다행이지만, 구관은 하루종일 얼마나 많은 담배연기가 뿜어졌는지 매쾌한 냄새가 진동을 하여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좀 과장하여 숨이 막힐지경이었다.

 

밖으로 나오니 한꺼번에 몰려 나오는 승용차들로 도로는 순식간에 거대한 주차장이 되어 버리고 경마공원역 입구 주변은 간이 포장마차가 문전성시로 대단한 호황을 누리며 각종 먹을거리, 야바위꾼 등 많은 것들이 혼재한 재래시장의 축소판 같았다.

 

오랫만에 찾은 경마공원이 아직도 극도로 무질서한 혼돈속에 씁쓰름한 뒷맛을 지울수가 없지만, 이제 우리나라의 경마문화도 보다 건전한 레져스포츠로 정착되고 경마장 관람질서 또한 부끄럽지 않게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