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窓)/-. 혼란한 世上

‘올해를 웃긴 정치인’ 공로상·신인상·특수효과상·촬영상·편집상은?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연말특집 ‘시사코미디대상’ 1부

상상을 초월하는 ‘정치 코미디’의 주인공들은 올 한해에도 온몸을 던진 명연기로…

 

 

»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연말특집. 하니TV

 ‘좌파 척결’ 어버이연합, ‘땡전 놀이’ 조전혁, ‘회피 연아’ 유인촌, ‘주먹 성회’, ‘보온 상수’….

 

개그맨이나 코미디언만 웃기는 게 아니다. 정치계에도 개그맨 못지않게 웃기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정치 코미디’의 주인공들은 올 한해에도 온몸을 던진 명연기로 국민들에게 쓴웃음을 던졌다.

 

대한민국 유일의 시사 웹방송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이하 뉴욕타임스)는 연말특집으로 ‘올해를 웃겼던 정치인 10명’을 선정해 ‘2010 시사코미디대상’을 줬다. “이명박 정권 아래서 상상을 초월하게 웃긴 분들의 공로를 치하하려”고 제작진이 특별히 마련한 상으로,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 뉴욕타임스 조회수 등을 참조했으나, 제작진의 의사를 99% 반영해 뽑았다.

 

한겨레신문사 <하니티브이>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상식은 금빛 보온병과 어묵 꼬치로 화려하게 장식한 트로피가 분위기를 달궜다. 뉴욕타임스의 열혈 시청자를 자처하는 방청객 20여명은 녹화방송에서 맛보지 못한 두 진행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김용민 시사평론가의 ‘삑’ 소리 없는 거친 말발을 만끽했다(?)는 후문이다.

 

 

 # 공로상에 어버이연합 압도적 지지…“종북좌경사회에 경종 울려”

 

시사코미디대상 공로상 부문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이상득 의원, 영포회가 후보로 올랐다. 이 상은 웃기는 정치 코미디판에 막대한 공을 세운 원로들에게 주는 것인데, 두 진행자와 방청객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용민은 “어버이연합은 법원의 피디수첩 무죄판결에 항의하는 재판관 집 앞 시위를 비롯해 한겨레신문사 시위, 참여연대 시위 등 올해 종횡무진 거리를 누볐다”며 “종북 좌경화하는 사회에 경종을 올리는 데 너무도 공이 크다”고 비꼬았다. 김어준은 ‘어버이연합 후원금 논란’을 빗대 “아무런 공지나 소통이 없이도 차비나 점심만 주면 모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정치결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대한민국자식연합 탄생의
결정적구실을 했다”고 평했다.

 

»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시사장악퀴즈 연말특집. 2010 시사코미디대상 시상식. 영상화면 갈무리
 

 # 대통령의 작업 스타일(?) 폭로한 용자 강용석

 

그동안 변방에 있다가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에게 주는 신인상에는 김은혜 케이티 전무, 조희문 전 영상진흥위원장, 강용석 의원이 후보로 올라 역시 압도적인 지지로 강 의원이 뽑혔다. 강 의원은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거나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들은 다 똑같다”는 등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김어준은 “한몸을 바쳐 대통령의 작업 스타일을 만천하에 폭로한 것”이라며 “강 의원이 웃기긴 웃기지만 진정한 용자”라고 추어올렸다. 김용민은 “침묵을 깨고 최근 정치에 복귀한 강 의원의 첫마디가 삼성의 소유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라며 “성희롱 발언을 보도한 중앙일보의 배후에 삼성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은 것”이라고 사후 평가도 잊지 않았다.

 

# 특수효과상 조전혁, MB가 김성회 격려전화한 내막은?

 

특수효과상은 블록버스터급 온갖 효과로 무장한 정치쇼의 극치를 보여준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후보로는 ‘전교조 돼지저금통 퍼포먼스’를 선보인 조전혁 의원과 강기정 의원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김성회 의원, ‘맷값 논란’에 휩싸인 최철원 엠앤엠 대표가 올랐다.

 

조전혁 의원을 1위로 뽑은 김용민은 “전교조 재정을 돕기 위한 세계 최초의‘ 벌금모금 콘서트’라는 창의적 발상이 빛났다”고 소개했다. 김성회 의원에게 후한 점수를 준 김어준은 “보통 국회에서 난무하는 액션은 몸과 소리를 과장되게 쓰는데, 이분은 말 한 마디 없이 주먹을 날려 절제된 액션을 선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어준은 “이명박 대통령이 김성회 의원에게 격려 전화까지 한 것은 특별한 내막이 있는 것 같다”며 “강기정 의원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의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했는데, 그 양반을 팬 것”이라며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했다. 팽팽하던 두 진행자의 입씨름에 방청객들은 조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극적인 연출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 촬영상에는 ‘회피 연아’ 동영상의 주인공인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이 뽑혔다. 불리한 것은 다 자르고 유리한 것만 왜곡해 발표한 편집상은 인사청문회에서 “왕따를 당한 딸들 때문에 위장전입을 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차지했다.

 

 ‘2010 시사코미디대상’의 각본상, 조연상, 주연상, 감독상, 대상 등은 28일(화) 2부에서 발표된다.

 

 

한겨레  201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