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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窓)/-. 혼란한 世上

참혹한 인면수심의 현장, 축산농 아들의 구제역 살처분 서술

 

구제역으로 가족처럼 아끼던 소를 땅에 묻어야 했던 한 축산농의 아들이 살처분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 묻히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생생히 기록한 글이 23일 네티즌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특히 축산농의 아픔은 물론, 날밤을 새우는 방역직원들의 고충도 절절하게 담겨 있어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구제역 살처분 축산농가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유동일씨는 지난 22일 오후 인터넷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글을 올렸다. 이날 121마리 한우의 살처분이 완료된 날이었다. 그는 “저의 부모님은 지난 13년간 한우를 키우셨다.”고 시작하며 담담하게 시간별로 살처분 과정을 서술했다. 다음은 그의  글 전문이다.

<파주 축산농 아들인 유동일씨가 인터넷 포털에 올려 네티즌들의 반향을 얻고 있는 '구제역 살처분 축산농가 아들' 게시물 전문>

저의 부모님은 지난 13년간 한우를 키우고 계셨습니다. 121 마리(암소, 송아지, 거세 숫소)

12월19일 밤 11시:
파주시 축산계장이 전화로 예방차원 살처분 대상이라고 함. 이유는 지난 12일 9마리의 출하를 위해 방문한 도축배달 차량이 구제역 오염 농장에 방문한 결과 도축차량이 이동한 농장은 예방차원 살처분 대상으로 지정.

12월20일 오후:
살처분을 위해 저의 집 농장 한 가운데 파서 매립하겠다고 함. 지하수 오염과 121마리를 매장한 곳에서 편히 살 수 없다는 저의 어머니 눈물에 매립지 확보를 위해 하루 연기.

12월21일 오후 3시:
살처분을 위해 방역담당 여자 한 분과 남자 한 분 농장 도착. 저와 제 동생 그리고 부모님의 항의, 눈물, 사정,,,으로 억울함을 표현.

오후 5시:
파주시 관계자 방문,,,, 저의 부모님에게 무릎을 꿇고 예방 살처분에 협조 부탁합니다(죄송하다고,,, 무릎꿇고 사정,, 저의 어머니와 같이 울어주셨서 감사합니다).

오후6시:
저랑 아버지, 동생이 마지막 가는 소들을 위해 고급사료를 주었습니다. 방역담당자,,, 안락사를 위해 주사기에 독약 주입.
여자 방역담당자는 삼십대 주부,,, 살처분 때문에 3일째 밤샘. 주사기 갯수 확인할 때 저 앞에서 구토를 합니다.... 1주일째 소화가 안된다면서.

오후7시:
121마리를 거세 숫소부터 차례로 안락사 시킵니다. 큰 놈은 2분만에,,, 암소는 1분,,, 송아지는 ,,,, 3일전에 갓난 송아지가 4마리가 있었습니다.
여자 방역담당자 갓난 송아지들의 독약 주사기 들고는,,, '제가 직업을 잘 못 선택한것 같네요' 울면서 찔렀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구토를 합니다.

밤 12시:
마지막 송아지가 죽는걸 확인하였습니다.

12월 22일 오전 1시:
저의 어머니와 같이 울어준 파주시 관계자와 동원인력중장비로 농장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소들을 끌고 나와 덤프에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오전 4시:
121 마리

오전4시30분:
방역담당자와 파주시 관계자 죄송하다는 말 조심스럽게 하고 돌아갔습니다. 121마리가 밥 달라고 울어대던 부모님 농장에 적막만 흐릅니다.

보상
해당 보상기준에 의거 (항목과 조항을 기억을 못하지만,,,)
대상: 살처분 가축물, 사료 등 오염기자재
기준: 현 시가 100% 반영

실제 보상은....(참고: 쇠고기 이력제로 인해 출생일, 수정일, 유전정보, 소유농가, 암수 및 거세유무, 도축, 유통 등으로 각 객체별로 탄생, 성장, 도축, 유통, 품질이 관리됩니다) 출생일 기준으로 몸무게를 확인하고 실거래의 평균값을 적용하여 보상합니다. 수정 후 3개월 이상된 임신우는 송아지 가격도 포함 볏집(Packing된 볏집은 소독으로 대체), 사료, 약품, 인공수정 정액 까지만

현재 암소는 290만원 정도입니다. 8개월 이상 숫 송아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300만원 정도, 8개월 이하는 잘 모르지만 300만원 이하, 30개월 이상 숫소는 등급에 따라 1++(천만원 정도), 1+A(8~7백), 이하 등급은 7백, 6백 정도,, 시세 차이는 있지만 이정도의 가격에 형성됩니다.

실 보상은 등급적용이 안된 중간 가격 숫소경우 6~7백 중간 아니면 더 적은 가격이겠죠.(참고로 저의 아버지는 전국에서 높은 등급내는 비율로, 5등 정도 하십니다)

그리고 50두 이상인 축산농가는 최대 6개월 기준으로 1천4백만원(월 2백만원하고 조금 더,,)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보상인듯 보입니다. 하지만 축협에 빗지고 있는 사료값, 축사시설관련 대출, 트랙터, 각종 시설물, Packing된 볏집 경우는 한 해 2천만원 정도 비용이 듭니다(앞으로 먹을 소가 없습니다, 팔리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120두 정도 규모의 한우농장에 도달하는데 저의 집은 13년 걸렸습니다. 그 동안의 주말과 휴일도 없이 노력과 고생하신 저의 부모님의 땀은 누가 보상을 합니까?

예방 살처분 경우는 6개월 후 다시 입식이 가능하고 합니다. 입식을 원하는 경우 살처분 두수 기준으로 3% 이자로 2년거치 3년상환(요건은 확인 필요)으로 대출해준다고 합니다.

세제해택은 찾아볼 수 없으며,,, 현 부채에 대한 상환기간 연장 및 이자감면?? 몇 %의 감면인지? 원래 축산농가 대출 이자율을 시중은행보다 원래 낮습니다. 이자감면이 의미가 있는지...

결론을 말씀드리면,,, 현 보상 '시가 100% 반영'은 무책임한 문장이며 정확한 기준과 항목이 없는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똥값의 보상비를 받으면,, 축협에서 이번 기회에 부채나 갚아달라는 독촉을 하겠죠.(12일 9마리의 출하도 축협의 사료값 독촉에 아버지가 개월수도 안된 소를 출하하는 바람에 도축차량이 저의 농장에 방문,,, 예방 살처분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땅의 자존심 한우,,,, 라고하면서 유명 여가수가 웃으면서 선전합니다. 이땅의 자존심 한우/한돈을 생산하는 Producer들이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과연 소비자인 저 그리고 우리는 언제까지 웃으면서 쇠고기나 삼겹살소주를 마실수 있을까요...

구제역 살처분 축산농가 아들 유동일 드림

P.S. 현장의 방역담당자 및 축산행정 담당자들은 정말 고생하시고,, 축산농가와 함께 고통을 나누는 좋은 분들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201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