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이면 10명 모두 "호 가장 존경"
사후 40년 됐는데도 어딜가나 그의 사진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 국부 호찌민의 묘소. 사후 42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베트남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구심점 역할을 하는 그의 묘소와 생전 기거했던 집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시안하이웨이 취재팀`은 중국에서 지겹도록 마오쩌둥 사진과 동상을 봤다. 그러다 베트남에 들어서니 이제는 호찌민 사진과 동상이 마오쩌둥 이상으로 넘쳐났다.
하노이 숙소에는 사람 키만 한 호찌민 사진이 걸려 있었다. 호찌민 생존 당시 이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는 사진인데 흰옷을 입고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호텔 직원에게 왜 사진을 붙여 놓았는지 물어봤다. "베트남을 구한 영웅이지 않으냐. 지금도 부모님들은 호이안을 다녀간 이야기를 가끔씩 하신다"고 말했다.
호찌민은 베트남 어디를 가도 여전히 볼 수 있다. 관공서 박물관 기차역 등 공공시설은 물론이고 식당 호텔 심지어 일부 민가에서도 호찌민 사진을 내건 곳이 많다. 중소 도시 이상에는 어김없이 호찌민을 기리는 박물관이 있고 박물관 중앙에는 그의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누구를 존경하느냐고 물으면 열이면 열 모두 호찌민이라고 대답한다. 특히나 젊은 사람들까지 호찌민에게 존경을 표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호찌민이 존경을 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호찌민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면서 겸손하고 소박한 생활로 오로지 국가를 위해서만 살았다는 점과 강대국 프랑스와 미국을 연거푸 무찌르는 데 앞장서 그 누구보다 베트남인 자존심을 세운 점이다. 특히 그의 철학은 `행복`이었다. 베트남이 추구하는 가치는 `민주ㆍ평화ㆍ행복`인데, 이는 모두 호찌민 철학에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호찌민은 어떤 인물이기에 사망한 지 40년이 넘었는데도 존경받는 것일까.
호찌민은 사회주의자지만 관료이자 유학자인 아버지를 둔 덕분에 어려서부터 중용과 겸양 등 유학사상에 심취했다. 이는 그가 평생 소박하면서도 겸손한 삶을 살아가는 정신적 지주가 됐다.
호찌민은 생전에 "내가 죽은 후에 화려한 장례식으로 인민의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내 시신을 화장해 달라"고 말할 정도로 소박한 삶을 실천했다. 특히 아이들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은 지금도 그를 `호 아저씨`라고 친근하게 부른다.
그의 소박하고 겸손한 삶 뒤에는 강인하고 집요한 삶이 포개져 있다. 11세 때인 1911년 호찌민은 서구 신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갔고 이후 영국 미국 알제리 등에서 하인, 견습공, 요리사 보조 등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시야와 민족주의적 가치관이 정립된 때였다.
태평양전쟁이 끝난 1945년 호찌민은 베트남 민주공화국 독립을 선언하고 정부 주석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베트남을 분리해 계속 식민지로 두려고 했다. 이에 7년에 걸친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이 시작됐고 1954년 프랑스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옛 소련과 미국 간섭으로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는 못했다. 제네바 회담에서 베트남은 북위 17도 선을 경계로 호찌민이 이끄는 북쪽의 베트남 민주공화국과 친미 정권인 남쪽의 베트남 공화국으로 나뉘어 정치 불안에 휩싸이고 미군 개입 속에 남북 전쟁이 시작된다.
미군이 북베트남과 협상을 시작하면서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즈음인 1969년 9월 2일 호찌민은 갑작스러운 심장 발작으로 사망했다. 그의 나이 79세였다. 호찌민 사망 6년 뒤인 1975년 4월 남베트남 대통령궁이 북베트남군에 함락되면서 전쟁은 막을 내렸다.
매일경제 230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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