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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못찾는 오피스빌딩 늘어난다

공급초과로 시장 위축…3분기 거래 10여건
가격 '뚝'…금융위기 전보다 10~20% 낮아

오피스빌딩 매매 시장이 공급 초과로 움츠러들고 있다. 계약 단계까지 이르렀던 매매가 무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매매가도 낮아지는 추세다. 오피스빌딩 전문가들은 "1 · 2분기 20건에 가깝던 거래 건수가 3분기 10여건으로 3분의 1가량 줄었다"며 "매도가를 낮춘 빌딩들 위주로만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시장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각 무산 잇따라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영하는 리츠 상품인 코크랩8호가 보유한 서울 수송동 G타워와 경기 분당 서현동 센트럴타워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G타워는 우선협상대상자인 자산관리업체 워터트리에이엠씨와의 매각 협상이 최근 결렬됐다.

펨코오피스1호 구조조정(CR) 리츠는 최근 서울 역삼동 그린손해보험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에 영업인가 신청을 냈다. 업계에서는 그린손해보험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는 만큼 당초 매각가 850억원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그린손해보험빌딩 매입을 위해 인가된 펨코오피스2호 위탁관리 리츠는 출자자 모집에 실패,인가 자체가 철회됐다.

서울 삼성동 영동대로변 신일건업 사옥도 850억원에 매물로 나왔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매매가가 100억원 안팎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빌딩거래 정보업체인 알코리아의 황종선 대표는 "전반적으로 거래가 부진해지면서 오피스빌딩 주인들이 매매가를 낮추는 상황"이라며 "매수자 우위 시장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보다 10~20% 낮은 강남 빌딩

하반기 거래된 빌딩들의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고점에 비해 10~20% 낮다는 것이 빌딩업계의 분석이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변 프라임급(연면적 2만㎡ 이상) A급(연면적 1만㎡ 이상) 빌딩의 3.3㎡ 당 매매가는 1600만~1800만원대다. 서울 삼성동 삼성금융프라자는 3.3㎡당 1729만원에 거래됐다. 솔로몬저축은행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물로 내놓은 서울 대치동 솔로몬대치타워는 3.3㎡당 2991만원에 거래됐지만 업계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광화문 등 서울 도심과 여의도권 빌딩 매매가는 강남보다 각각 5~10%,10~20% 낮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광화문보다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서울 회현동2가 프라임타워와 미근동 임광빌딩은 최근 3.3㎡당 각각 1640만원,1324만원에 거래됐다.

종로 등 도심재개발 지역과 여의도 등에서 오피스빌딩 공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도 심리적 악재 요인이다. 자산관리업체인 글로벌PMC의 김용남 대표는 "서울 도심 등에 대형빌딩 공급이 잇따라 임대료가 낮아지는 추세"라며 "여기에 리츠 등 매수자 측이 적정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매매가를 낮추려고 하고 있어 가격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 201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