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컨설팅 커피 한잔이 1억원

지하철 3호선 약수역 5번 출구를 빠져나와 2~3분 걷다 보면 지폐 다발 모양 나무 장식이 있는 커피전문점 '머니트리'가 있다. 이 카페에서 가장 비싼 커피값은 무려 1억원. 커피 이름은 '건축커피'다. 비싼 커피값에는 부동산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1억원짜리 커피를 마실 경우 카페 측에서 좋은 입지를 선정해 민원ㆍ명도에서부터 설계ㆍ시공ㆍ분양까지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종합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ㆍ행정문제도 관리해 주며 분양과 관련된 마케팅까지 총괄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투자상담과 위탁사업을 진행할 때 받는 수수료를 커피값으로 대신 받는 셈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부동산 업계에도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간 부동산 운영이 어려워지자 업체들이 주택화재보험 등 부동산 연관 보험까지 파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에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를 접목해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확대한 것은 처음이다.

건축커피 외에도 설계커피 50만원, 컨설팅커피 30만원 등 다양한 커피가 메뉴판을 채우고 있다. 모두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합형 커피상품이다. 특히 가격이 10만~100만원으로 정해진 '고수커피'는 부동산 업계 전문가를 초청해 티타임을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다.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에 한국식 부동산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다.

새로운 사업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부정적 시각도 있다. 컨설팅 수수료는 결과적으로 수익을 얼마나 올렸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한 커피값으로 계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어차피 해당 회사를 찾아가면 전문가들을 충분히 만날 수 있는데 굳이 이곳을 통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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