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인 연결서 이사까지 부동산 전속중개 뜬다

 

경기 고양시 일산 소재 한 중개업소의 전속 공인중개사가 모 업체 직원과 상담을 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근무하는 정 모 과장은 최근 한시름을 덜었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침에 따라 LH가 2014년까지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정작 본인이 살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 과장은 회사에서 MBN파인(www.mbnfine.com)과 계약을 맺고 사원복지 서비스 일환으로 부동산 전속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전속중개를 신청한 그는 최근 전담 중개인에게서 2014년 입주 가능하고 입지, 평면 등 여러 조건이 마음에 드는 물건 몇 곳을 추천받아 저울질하고 있다.

부동산 전속중개가 바쁜 직장인을 위한 새로운 거래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속중개란 말 그대로 의뢰인이 1명의 공인중개사에게만 부동산 중개를 의뢰하는 것이다.

의뢰인과 중개인이 서면으로 계약을 맺으면 3개월 동안 계약이 유효하다. 이 기간 의뢰인은 다른 공인중개사에게 중개를 의뢰할 수 없다. 전속중개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도 없다.

중개인은 부동산 거래 정보망이나 일간지 등에 해당 물건의 정보를 공시해야 하며 2주에 한 번씩 의뢰인에게 경과를 보고하는 방식이다.

아직 익숙지 않은 거래 방식이지만 막상 경험해보면 양쪽 모두 만족도가 높다.

정 모 과장은 "회사를 통해 믿을 수 있는 공인중개사에게 일을 맡긴 만큼 마음이 편했고 여기저기 발품을 팔지 않아도 돼 좋았다"며 "동료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속중개는 처음이라는 공인중개사도 만족을 표했다.

고양 일산구 가좌동 명품꿈에그린 공인중개소 김정현 대표는 "정씨가 나만의 손님이라는 생각에 이 중개에 집중했다"며 "며칠 만에 조건에 맞는 물건 4개를 찾아내 추천해줬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전속중개 계약이 일반화돼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전속중개가 새로운 거래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속중개를 택할 때 가장 큰 심리적 부담인 신뢰 문제가 국토해양부 실거래 사이트 등 인터넷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중개업소를 전전할 필요 없이 공인중개업소로부터 현황을 즉각적으로 보고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전속 공인중개사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러 중개업소를 돌면서 생기는 개인정보 유출 등의 부작용도 없을 전망이다.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도 손님을 뺏길 걱정이 없어 무리한 거래를 중개할 필요가 없다.

한 공인중개사는 "집을 구하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든 남보다 빨리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누수 등 뭔가 문제가 있는 집이라도 입을 다물게 된다"며 "전속중개가 활성화되면 이런 폐단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원복지의 한 방편으로 전속중개 서비스를 택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의뢰인과 중개인을 연결시켜주는 업체도 성업 중이다.

부동산 중개서비스 운영사인 `MBN파인`은 공인중개사들을 회원으로 받아 의뢰가 들어올 경우 지역별로 의뢰인에게 전속중개인을 배당해준다.

회원인 공인중개사들은 전속중개를 통해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보장받는다.

대신 회사 권고에 따라 수수료 20%를 깎아준다. 의뢰인과 중개인이 모두 만족하는 윈윈 시스템인 셈이다.

이 회사의 이영하 대표는 "작년 11월 60만명 교직원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더케이교원나라와 업무제휴를 통해 부동산 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순환근무에 따라 이사가 잦은 교직원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2012.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