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 자영업자도 설자리 잃어
#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을 내던 유명 베이커리 가맹점은 1년 후 재계약 협상 때 건물주가 보증금 20억원에 월 임대료 3800만원을 요구해 왔다. 일부러 받아들일 수 없는 황당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결국 계약은 종료됐고 건물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업체에 임대했다.
# 132㎡(40평)대 매장을 보증금 35억원에 월세 1억5000만원을 내고 사용하고 있는 뷰티 브랜드. 계약기간 3년이 지나 재계약 협상 중인데 건물주가 요구하는 인상 폭이 커 월세 5000만원을 더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매장을 옮기자니 현재 매출을 유지해줄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 월 임대료가 3억원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 명동 유니클로 매장 앞을 27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재훈 기자>
요즘 서울 명동 상가 임대료는 건물주가 부르는 게 값이다. 명동이 중저가 직매형(SPA) 패션, 뷰티산업 최대 전시장으로 거듭나면서 대기업과 다국적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명동에 진출하며 이곳 상가들 몸값을 올려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명동 진출을 노리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거래 매물은 거의 찾기 어려운 상태다.
업체 간 경쟁으로 명동 번화가 월 임대료는 2005년 5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1억원을 돌파했다. 명동 내 메인거리(중앙로) 평균 월 임대료가 2억원을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이곳 부동산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현재 명동 메인거리에 위치한 132㎡(40평) 규모 점포는 보증금 6억~10억원, 월 임대료 6000만~2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적이 넓거나 여러 층을 사용하면 월 임대료는 3억원대까지 올라간다.
지난해 11월 명동역 앞에 오픈한 유니클로 아시아 플래그십 스토어 월 임대료는 3억원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이랜드가 최근 문을 연 미쏘 매장 월 임대료는 2억원이다.
임대료 상승은 건물주들이 주도하고 있다.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명동은 1년 계약이 대다수"라며 "기존 업체와 계약조건이 맞지 않으면 기간이 끝나자마자 대기 중인 테넌트(임대료를 지불하고 세든 점포)에 바로 넘겨버린다"고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모습이 일반화하면서 명동에서 매장 이동은 이제 연례행사다. 비록 한 회사가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유행하는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매장이 들어서면서 이곳에 영업 중이던 제일모직 의류 매장은 100m 옆 오설록 매장으로 옮겼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장사를 접거나 명동 외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뒷골목으로 접어들면 양품점, 철물점, 슈퍼마켓 등이 허름한 건물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년간 양복점을 운영해온 김 모씨는 "건물주가 계약 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현재 명동 외 지역에 가게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세종호텔 뒤쪽 거리에도 네이처리퍼블릭과 SPA 브랜드 등 대형가게들이 들어설 예정이라 자영업자들이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드는 실정이다.
한편에서는 명동에 대한 기업들 인식 변화를 임대료 상승 원인으로 꼽는다. 명동이 '이익이 발생하는 상권'으로 변했다는 것. 그동안 명동은 손해를 보는 대신 브랜드 홍보를 통해 고객 반응을 살피며 신규 상품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점검하던 '안테나 매장' 중심이었다.
매일경제 201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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