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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빌딩에 드리우는 침체 그늘

서울시내 중소형 빌딩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도심 중소형 빌딩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과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 때문에 시세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져 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ㆍ신사동, 용산구 한남동, 강동구 암사동 등 서울시내 주요 지역의 중소형 빌딩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 가량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부 빌딩은 강남 중심부에 위치한 것들이어서 의외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강남구 청담동 131-11에 위치한 '강남푸조전시장' 빌딩은 이달초 160억원에 계약됐다. 당초 이 건물은 지난 2007년5월 195억원에 거래됐었다. 6년 사이에 35억원이나 싸게 매매된 셈이다. 이 빌딩은 지하2~지상5층, 연면적 2,548㎡ 규모로 2004년에 준공된 비교적 새 건물인데다가 영동대로변에 위치해 알짜매물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청담동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교통입지를 고려할 때 35억원이나 싸게 거래된 것은 특이한 경우"라며 "부동산 호황기 때의 시장 전망으로 비싸게 매입했다가 최근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손절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용산구 한남동 794-1에 있는 빌딩의 경우 과거 경매 낙찰가보다도 싼 값에 매수해 화제다. 지하1층~지상5층, 연면적 1,002㎡로, 2011년 경매 당시 42억6,000만원에 낙찰됐는데 지난 4월 이보다 5억원이나 저렴한 37억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매수자는 배우 공효진씨로 알려졌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소형 빌딩 역시 최근 경매 개시를 앞두고 급매물로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해 10월 이 빌딩을 75억원에 구입한 소유주가 원금만 60억원에 달하는 무리한 대출 부담을 견디지 못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고 경매 개시 전에 급히 처분하려 80억원에 내놓은 것이다. 이 지역 A공인 관계자는 "급매물로 80억원에 내놨지만 경매 예정일 이전에 주인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건물 소유주가 상당한 금액을 손해보고 처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강동구 암사동 462-9 우전빌딩, 도봉구 쌍문동 508-1 빌딩, 영등포구 대림동 강남아산병원 등이 과거 거래금액보다 2억~16억원 가량 싸게 거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서울 주요 지역의 중소형 빌딩 가격 하락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와 구매자들의 무리한 투자가 동반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빌딩은 수익 보증수표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과도한 대출을 얻어 투자를 했지만 불황으로 투자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정호진 빌딩경영플래너 대표는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빌딩을 내놓고 있지만 매물은 적체되고 투자자들은 더욱 까다로워 지다 보니 빌딩의 호가를 낮추게 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입지와 임대조건 등 건물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한 후 매수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경제  201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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