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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삶)/-. 人生流轉

우승(優勝)과 우정(友情)사이

지난 3월28일 토요일에 천년고도(千年都) 경주에서 제31회 코오롱고교구간마라톤대회가 있었다. 경기는 오전 9시35분 출발총성과 함께 남고부 17개팀, 여고부 9개팀이 동시에 출발을 하였다.



마라톤코스는 경주코오롱호텔삼거리를 출발하여 보문단지를 지나 경주시내를 돌아오는 42.195km의 풀코스를 6개구간으로 나누어 한팀 6명의 선수가 약 7km를 달린후 어깨끈을 건네 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구간별 기록에 의한 구간우승자의 시상도 있지만 풀코스 단체경기이기 때문에 실력과 팀웍에 의한 전체구간 우승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마라톤코스 주변은 벗꽃들이 곧 꽃망울을 터트릴듯한 도로를 선수들이 역주하기 좋은 화창하고 청명한 날씨속에 진행되었다.


 KBS1TV는 장차 우리나라의 마라톤 꿈나무들이 참가하고 과거 바로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선수와 애틀란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며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봉주 선수 등을 배출한 최고의 전통과 권위의 코오롱교교구간마라톤대회를 생방송으로 중계방송을 하며 침체된 우리나라 마라톤발전을 기원했다.


중계방송을 보며 나는 매우 흥미진지하게 선수들의 역주장면을 보며 한편으로는 아직 어린 학생들이기에 우승과 우정에 대하여 괜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역전과 재역전 등의 경기상황을 보며 다른 단체경기와 달리 구간마라톤대회는 개인의 실력을 합친 결과물로서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있어도 팀에 기량이 쳐지는 선수로 인해 아깝게 우승을 놓치거나 성적이 나쁠경우에 친구나 선후배들과의 관계가 어떠할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해당학교나 선수부모님들은 정말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했을듯한 재미있게 본 경기였다.


먼저 남자고교부는 17개팀이 참가하였는데 전년도 우승팀 충북 단양고를 비롯 아깝게 역전을 당해 우승을 놓치고 준우승을 한 서울체고 등이 유력한 우승후보로 경기를 시작하였는데 예상대로 제1구간은 단양고가 서울체고를 약 40~50m(시간상으로는 약 20초)앞선 상태로 제2구간으로 이어졌는데 전년도 역전패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겨우내 전남진도에서 동계훈련을 잘 마무리하고 참가팀 중 유일하게 전원 3학년학생으로 팀을 짜서 올해는 반드시 단양고에 설욕하겠다는 불타는 의지의 인터뷰를 한 서울체고 학생이  단양고 2번구간의 주자를 따라 잡고 오히려 약 100m정도 격차를 벌려 놓고 3번구간 주자에게 어깨끈을 넘겨 주었다.

그러나 3번구간에서는 단양고 선수가 서울체고선수를 100m정도를 추격하고 또다시 역주에 역주를 거듭하여 약 300~400m(시간상으로는 1분이 훨씬 넘는)벌려 놓고 제4구간선수에게 어깨끈을 넘겨 주었다. 이를 보며 중계방송의 해설자도 1분이상 거리가 벌어지면 추격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는데 4구간을 뛰게 된 서울체고 3학년 학생은 사전 인터뷰에서 처음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우승을 하고 졸업을 했으면 좋겠고 동계훈련도 잘 마쳤다고 하더니 단양고 앞선수와 무려 300~400m의 거리를 조금씩 조금씩 다가서더니 결국 따라잡고 100m정도 앞선 상태에서 5구간선수에게 어깨끈을 넘겨 주었고 이후 서울체고는 더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5~6구간에서 조금씩 격차를 벌려 여유있게 우승을 차지하고 전년도 역전패를 설욕한 셈이 되었다.


28일 경주에서 열린 제31회 코오롱구간마라톤대회에서 남자 고등부 우승을 차지한 서울체고 박준혁(왼쪽)과 여자 고등부 우승을 차지한 김천 한일여고 이유림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코오롱 제공


정말 역전에 역전 재역전으로 그것도 4구간의 경우 불가능할 것 같았던 격차를 따라 잡으며  우승을 한 서울체고 학생들의 사전인터뷰에서 동계훈련을 잘 마치었고 강한 우승에 대한 승부욕이 좋은 결과로 나온것 같다.


한편 고교구간마라톤대회는 주로 팀의 에이스들이 1~2구간을 뛴다고 하는데 개인의 실력도 좋아야 하겠지만 참가선수 모두가 어느정도 기량을 고루 갖춘 선수들이 참가하는 팀이 유리한것 같다.  이는 여고부에서 고교랭킹 1위와 우수한 기량을 갖춘 충남체고가 1~2구간에서는 월등한 기량으로 2위팀과 무려 3분이상(거리로는 1km이상)을 벌려 놓고 3구간의 선수에게 어깨끈을 넘겨 주었는데 선수들의 기량차이가 많은 충남체고 1학년 학생이 2위팀인 김천한일여고 선수에게 200~300m이내로 따라 잡히더니 결국 4구간에서는 역전을 허용하고 김천한일여고가 우승을 하고 충남여고는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모든 스포츠는 실력이 있는자와 좀 부족한 자가 있는 것이고 경기를 하면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인데 이번 코오롱구간마라톤대회처럼 구간별 월등한 기량으로 잘 뛴 선수가 있는가 하면 아직 실력이 미치지 못한 선수들이 있어 아직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지만 자신은 잘 뛰어서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친구나 후배선수가 잘 뛰지 못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로 감수성이 예민한 고등학생들이 우승(優勝)과 우정(友情)사이에 어떤 모습들일까를 생각해 보면 아마도 실력이 미치지 못하여 잘하지 못한 선수를 격려하고 아직 충분히 기회가 있으니 더 열심히 하자고  위로하는 아름다운 학창시절의 우정(友情)을 과시하지 않았을까 고교생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