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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窓)/-. 아름다운 世上

루게릭병 환자의 감동 에세이(이원규 박사)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6년 넘게 루게릭병과 싸우면서 문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이원규(45) 씨가 자전적 에세이 '굳은 손가락으로 쓰다'(동아일보사)를 펴냈다.

고등학교 영어교사였던 이 씨가 온 몸이 마비돼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루게릭병을 선고 받은 것은 1999년.

혀부터 시작해 이 씨의 몸은 점점 굳어져 갔고 20년 가까이 지켜왔던 교단을 떠나야 할 정도로 막막한 상황이었지만 그의 절망은 길지 않았다.

이 씨는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뒤늦게 시작했던 학업을 계속해 투병 6년차인 2004년 8월 성균관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을 마무리하던 2003년말부터는 두 팔을 거의 쓸 수 없어 컴퓨터 모니터에 화상 키보드를 설치하고 오른쪽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에만 의지해 논문을 써나갔다.

한편으로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루게릭병에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모으고, 재활의지를 다지는 환우를 돕기 위해 '한국루게릭병연구소'(http://www.alsfree.org)와 인터넷카페 '루게릭병 네트워크'(http://cafe.daum.net/alsfree) 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의 홈페이지는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루게릭병 환자들의 창이 되고 있다.

이 씨는 서문에서 "내가 박사논문을 침몰하는 배의 갑판 위에서 썼다면 이 책은 이미 침몰해버린 배를 떠나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쓴 필사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른쪽 가운뎃손가락뿐인 상황에서 1년 동안 이 책을 쓰는데 매달린 것은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 씨의 다음 목표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것. 그는 "아직 여건이 허락하지 않지만 스티븐호킹 박사가 사용하는 음성변환장치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며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280쪽. 9천500원.

 

 

 

 

연 합 뉴 스.  2005.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