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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6개월’ 삼성타운의 힘]인근 상가 금값 …‘우린 불황 몰라요’



2년 만에 상가 권리금은 1억 원가량 뛰고 오피스텔은 값도 1년 만에 1억 원가량 오른다? 꿈같은 말처럼 들리지만 현실이다. 바로 삼성타운 일대 이야기다. 삼성 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서초구 서초동 일대는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요즘과 같은 최악의 경기 침체에도 흔들림이 없다. 불황에도 매출액이 뜀박질을 거듭하는 것은 물론, 1년 전과 비교해 상가 오피스텔 매매가도 상승했다.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삼성타운 일대를 직접 찾아가 봤다.

“줄리아 로버츠 왔어요!”

단골인 삼성 직원의 별명을 지어 부르는 곳이 있다. 강남역 6번 출구에서 100m가량 떨어진 퓨전 선술집 더궁(宮)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20~30대 여성들로 인산인해였다. 그 틈에 삼성 배지를 단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그들은 인도풍 식기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즐기는 듯했다.

이하나(가명) 씨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직원들과 자주 온다”며 “음식도 맛있고 분위기도 고풍스러워 저녁에 시간 있을 때마다 찾는다”고 말했다.

이곳은 삼성 직원들이 몰려들면서 수입도 짭짤하다. 김순덕 더궁 사장은 “매출이 다달이 5%가량 오르고 있다”며 “젊은 직원은 물론 40, 50대 간부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매출액 최고 50% 상승

삼성계열사 입주로 인해 인근 상권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약 2만5000명에 달하는 유입 인구 덕분에 상가들은 불경기에도 불구, 작년 12월 이후 매출액이 많게는 50%까지 올랐다.

강남역 3번 출구에 자리 잡은 서초 삼성타운 인근에는 음식점이 많다. 점심때면 식사를 하려는 삼성 직원들로 저마다 북적거린다. 덕분에 식당 주인들은 싱글벙글이다.

초밥집 분점인 ‘스시효’는 점심 매출만 해도 50% 정도 상승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겨지는 이곳은 외부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찾아오는 삼성 임원들로 점심때가 되면 정신없이 분주하다.

도씨에빛 2가 건물 2층에 있는 ‘복진면’도 매출이 30% 가까이 늘었다. 이곳은 점심때마다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주 메뉴는 ‘복어라면’. 과음한 다음날 고객들이 더 많이 찾는다. 견과류와 말린 버섯을 갈아 만든 분말 야채 수프를 사용해 속이 편안할 뿐더러 면이 쫄깃하고 맛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손님이 많은 탓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항상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적지 않다.

김미영(가명) 씨는 “술 먹은 다음날이면 빠지지 않고 이곳에 온다”며 “손님이 많아 10분 넘게 기다리는 게 보통이지만 먹고 나면 속이 시원해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남빌딩 앞에 있는 ‘명가해물’ 역시 매출액이 3분의 1이나 뛰었다. 해물탕과 찜이 주 메뉴인 이곳을 찾는 삼성맨들은 주로 임원급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싱싱해 보이는 해물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과일·새우 등을 달여 만든 해물탕 육수도 한몫한다. 국물 맛이 시원하고 해물도 신선해 보인다며 삼성 임원들이 자주 방문한다는 게 강현숙 명가해물 사장의 말이다.

이 식당의 풍경도 바뀌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점심시간에 빈자리가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삼성 직원들 사이에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강 사장은 전체 손님의 약 35%를 차지하는 삼성 직원들 덕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진흥아파트 사거리에 자리 잡은 동천홍 중국집 역시 매출액이 20%가량 상승했다. 다른 곳보다 1000원 가량 저렴한 게 강점이다. 이 때문에 불경기인 요즘 1000원이라도 아끼려는 삼성 직원들이 많이 찾는다. 서효선 동천홍 사장은 삼성 직원들이 삼성타운 인근 상권을 잡고 있는 만큼, 삼성직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짤 계획이다.

한우 등심과 한우 갈비탕을 자랑하고 있는 사리원은 점심 매출이 10%가량 증가했다. 3층 건물 전체가 고깃집인 이곳은 삼성 방문 차 해외, 대기업 임원들이 많이 온다는 게 지배인의 설명이다. 특히 작년에는 삼성중공업 해외 수주와 관련, 해외 손님들이 많이 왔다며 올해에도 외부에서 온 대기업 임원 등을 접대하기 위해 많은 삼성 관계자들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사리원의 특징은 와인 값이 일반 타 매장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는 것. 이 때문에 불경기가 오히려 반가운 눈치다.

사리원 사장은 “위생적으로도 뛰어날 뿐 아니라 와인 가격이 와인 전문 소매점 가격과 비슷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 술집도 인기다. 특히 LG패션빌딩 앞에 있는 BTB 호프집은 매출이 30%가량 올랐다. 탱크톱과 미니스커트를 입은 비어걸(Beer girl)들이 서빙하는 게 특징이다. 비어걸들로 인해 매장의 분위기가 활력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게 이준우 BTB 강남점장의 말이다. 수·목·금요일에는 회식예약이 많아 자리가 없을 정도다. 특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보통 30, 40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이러한 여파를 타고 상가 매매가는 약 2년 전보다 3.3㎡당 3000만 원가량 상승해 현재 3.3㎡당(1층, 계약 면적 기준) 평균 1억4000만 원 한다. 최근 일반 분양에 들어간 송파 동남권 유통단지 상가 최고 가격(3.3㎡당 1900만 원)에 비해 7배 이상 비싼 셈이다. 지난해 말 서초동 삼성타운 인근 서초동아타워 1층 34㎡는 14억1000만 원에 거래 됐다. 2007년 9월에는 서초동아타워 20㎡짜리 상가(1층)가 6억8520만 원에 매매됐다. 또 서초동 아라타워 1층 17㎡는 지난해 말 7억 원에 팔렸다.

우리부동산 관계자는 “매매가가 2년 만에 거의 2배로 뛰었다”며 “2006년에 상가를 매입한 사람들은 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 권리금 2년 만에 1억 원 뛰어

삼성타운 인근 상가 권리금은 2년 전보다 1억 원이나 뛰었다. 상가 정보 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2007년 하반기에 1억5000여만 원 하던 삼성타운 먹자골목에 있는 148㎡ 음식점 권리금이 현재는 2억5000만 원 선이다. 1억 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또 49㎡ 편의점 권리금도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올랐으며 삼성타운 인근 먹자골목 132㎡ 음식점은 1억 원 넘게 뛰었다. 삼성타운과 인접한 4번 출구 강남역 지하상가 13㎡ 보세의류 권리금 역시 1억7000만 원에서 2억5000만 원으로 올랐다.

상가뉴스레이다 관계자는 “2007년 상반기부터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며 “삼성타운 조성 계획이 나온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상가뿐만 아니라 오피스텔도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1년 만에 약 1억여 원가량 상승한 오피스텔도 있다. 서초트라팰리스2 155㎡가 바로 그것이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초트라팰리스2 155㎡는 1년 전 8억5000만 원에서 9억 원선이었지만 현재는 9억5000만 원에서 10억5000만 원선으로 1억여 원 가량 상승했다.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플러스 53㎡는 약 4500만 원 상승했다. 1년 전 1억5000만 원에서 1억7000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2억 원에서 2억1000만 원 한다. 서초 이즈타워 79㎡도 1년 만에 5000만 원가량 올랐다.

전혜숙 강남역부동산 팀장은 “불경기인데도 호가가 높게 형성돼 있어 현재 거래가 거의 되고 있지 않다”며 “매도인들은 기대감으로 호가를 낮추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경기 불황 때문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로 롯데타운 조성을 꼽았다.

국제비즈니스를 중심으로 문화 예술 관광 쇼핑 등이 어우러진 랜드마크 단지로 개발될 예정인 롯데타운 부지는 삼성타운 인근에 있으며 약 4만3438㎡로 작지 않은 규모다. 이곳에 업무시설, 오피스텔, 비즈니스호텔, 레지던스 호텔, 극장, 판매시설, 컨벤션 홀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인근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롯데건설과 롯데칠성이 합께 진행하고 있는 강남 롯데타운 사업은 오는 2013년 완공을 목표로 대지 면적만 4만3000㎡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롯데그룹은 42층 높이로 들어서는 롯데타운에 호텔·백화점·쇼핑몰 등이 입점하는 복합 타운으로 구상하고 있다”며 “2013년 완공되면 가격이 대거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타운 인근 상권은 발달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신경희 부동산뱅크 팀장은 “연내 용도지역 변경을 마치고 내년 착공해 2~3년 후인 2013년께 완공할 계획이라는 게 롯데 측의 주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안은 나오지 않았다. 만약 롯데타운 계획이 확정되고 나면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분당선 연결 등 중·장기 프로젝트들도 이 지역 상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종도 신공항~고속버스터미널~교보타워 사거리를 잇는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유동인구가 더 많아져 강남역 인근 상가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선이 완공되면 급행열차의 경우 강남역에서 신공항까지 1시간 내 진출입이 가능해져 강남역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공인중개사들도 삼성타운 주변이 발달될 것이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전혜숙 강남역부동산 팀장은 “교대역까지 강남 상권이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높은 호가 때문에 찾는 이들이 적지만 앞으로 경기만 좋아지면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공인 중개사는 “현재 삼성타운 주변 이면도로에 대한 정비 작업이 한창”이라며 “이로 인해 인근 환경이 개선돼 매매가가 상승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인근 상가 매매가 상승 여지 충분해’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들이 자리 잡고 있는 삼성타운. 이 일대 주변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은 확연해 보인다. 전국 단위의 상가 정보를 수집, 가공, 정보화하고 있는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과연 이 삼성타운 효과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는 우선 “삼성타운 건설 소식이 들린 후부터 강남역 인근 상가 가격이 오른 게 사실”이라며 “만약 경기가 침체되지 않았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타운 인근 상권의 변화 및 전망 등에 대해 더욱 자세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역삼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삼성타운 유입 후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업종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동안 강남역은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한 업종들이 많았다. 하지만 삼성타운이 들어서면서 장년층을 위한 업종들이 늘었다. 윤빌딩에 있는 상가 50% 정도는 퓨전 한우고기 등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가 높고 장년층들이 선호할 만한 업종들로 변경됐다. 또 강남대로 도씨에빛 빌딩 주변에 있는 편의점은 테이크아웃 M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실제로 장년층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운영하는 가게들은 매출이 전보다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삼성타운 인근 상가 투자 전략은?

삼성타운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매도인들은 호가를 높게 올리며 낮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간혹 돈을 급하게 필요로 하는 매도인들이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 매매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희박해 강남역 상권에 투자하기 원하는 이들은 현재 나온 급매물을 노리는 게 좋다.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강남 상권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전망은 어떨 것인가.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분명 메리트가 있다. 경기가 호전되면 상가 매출액을 비롯해 상가 매매가 또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롯데타운 개발 계획이 구체화될 경우에는 상당히 오를 가능성이 크다.

또 내수 수출 호황 등으로 삼성그룹 경영 상태가 지금보다 나아진다면 인근 상권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인근 상가들은 매출액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매거진 2009.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