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 해명에 관련자들은 “거짓말”
신정아(여·35)씨는 미국 체류중에는 물론 귀국하는 순간까지도 학력 위조와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 등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시사IN’과 뉴욕에서 가진 세 차례의 인터뷰와 자신의 변호인 박종록 변호사를 통해서다. 하지만 귀국과 함께 나온 신씨의 해명은 현재까지 검찰 수사 및 당사자 해명으로 드러난 사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씨는 우선 이번 사건을 “섹스 스캔들로 몰아가려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며 “변 전 실장과 연인 사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주고 받은 ‘연애편지’성의 e메일과 선물 등을 확보하고 ‘가까운 사이’라고 밝힌 것과 상반된 주장이다. 그는 “e메일은 전시에 관한 이야기, 안부를 묻는 인사 내용들이었다”며 “진짜 연인 사이라면 e메일을 주고 받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변 전 실장이 선물한 보석도 그림을 선물하고 그림 값 대신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 역시 “둘은 성곡미술관을 다닐 때 동문회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며 “신씨가 평소 빈약한 문화예술 예산을 걱정하고 변 전 실장도 여기에 동의한 정도”라고 신씨를 대변했다.
신씨는 자신의 학력위조에 대해서도 부인으로 일관했다. 신씨는 “예일대 박사 과정에 입학했고, 등록금도 냈으며 졸업 가운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년(4학기) 코스워크를 하고, 2003년 봄에 종합시험을 보고, 2004년 가을에 (논문) 디펜스를 하고, 2005년 5월에 졸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예일대 미술사학과 박사 과정은 최소 3년간 캠퍼스에 상주해야 하며, 논문 디펜스 과정이 없다는 게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진성 서울대 교수의 반박이다. 서울대 입학설에 대해서 신씨는 “서울대 다녔다고 얘기한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2000년 12월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는 “서울대 동양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갔다”고 말한 바 있다.
신씨는 동국대 임용 과정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신씨는 “성적증명서와 학위증 원본을 동국대에 모두 제출했다”며 “엄격하고 완벽하게 서류를 다 제출하고 정상적 절차를 통해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씨가 재직했던 동국대 교양교육원의 황종연 교수는 “신씨 서류는 처음부터 미비했고, 원본을 낸 적도 없다”며 신씨 주장을 부인했다. 황 교수는 “신씨에게 ‘지도교수 편지가 오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했지만 신씨는 ‘체면이 깎여 못하겠다’며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또, 이종상 서울대 명예교수의 권유로 광주비엔날레 감독에 지원했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기업 후원금 유치와 관련, 신씨는 자신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하고, 박 변호사는 “신씨가 ‘변 전 실장이 힘을 썼다면 산업은행 예술지원금 280억원 중 겨우 2억8000만원 밖에 지원을 받지 못했겠느냐’고 말하며 변 전 실장의 비호의혹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15일 변 전 실장과 부산고 동기로 신씨가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을 후원한 박세흠(58) 전 대우건설 사장(현 주택공사 사장)과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 등을 소환 조사했다.
신씨는 “2005년 당시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미술관장 및 교수 자리를 제안했다”며 주장까지 펼쳤다. 하지만 정 전 총장은 “신씨는 당시 미술관 운영에 관해 조언을 받으려고 만난 미술계 인사 20여명 중 한 명이었고 관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자신이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개인회생과 관련한 서류는 대리인이 낼 수 있지만 법원이 개인회생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채무자가 참석해야 하는 절차가 있어 당사자도 모르게 개인회생이 결정될 수는 없다. 신씨의 호화생활 자금 출처 의혹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신씨가 ‘연봉이 7000만~8000만원 정도 되고 주식도 했다’며 다른 사람의 지원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씨 역시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돈을) 주며 평생 먹고 살 만큼 유산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씨의 어머니는 사업에 실패해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으며 민사소송도 제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9월 17일 (월)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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