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PC서 예일대 학위증 양식… 직접 위조 가능성
연출된 듯한 연약한 모습에 병원측 "건강 무리없다"
학력위조, 기업 후원금 횡령 의혹 등에 대한 신정아(35)씨의 해명들이 속속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이 신씨의 주장을 뒤집을 ‘구체적 물증’들을 확보하면서 신씨의 ‘거짓말 행진’에도 끝이 보이고 있다.
신씨는 7월8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를 비롯, 최근까지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일대 박사 학위가 진짜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나도 학위 브로커에 속았다”며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신씨는 검찰 조사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해 한때‘혹시나’ 하는 의구심이 일기도 했지만 검찰이 증거를 들이대자 그의 꼿꼿했던 자세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검찰이 압수한 신씨 컴퓨터에서 예일대 박사학위증 양식과 총장의 서명이 있는 파일을 복원해 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가 학위증을 ‘직접’ 위조했을 정황이 뚜렷해진 셈”이라고 밝혔다.
신씨가 동국대 외에 시간강사로 일했던 대학들에 제출한 캔자스대 학위증도 날짜가 서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캔자스대 학ㆍ석사 학위가 거짓임은 물론 필요할 때마다 제 손으로 학위증을 만들어 내는 ‘학위 공장장’역할까지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신씨가 성곡미술관 전시회에 대한 기업 후원금 중 일부를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계좌추적을 통해 점점 사실로 굳어져가고 있다. 신씨는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신씨의 개인계좌에 개인 돈과 미술관 자금이 혼재돼 있다”며 “횡령 의혹이 있는 액수를 집계 중”이라고 밝혔다.
신씨의 ‘거짓 행동’도 밑천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구속영장 기각 후 입원한 신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검찰과 병원 측은 “소환 조사에는 무리가 없다”고 했다. 병원에선 영양제 링거 외엔 별다른 처방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신씨는 20일 서울서부지검에 구급차를 탄 채 출두했고, 발걸음을 떼기도 힘겨워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언론에 노출된 병원에선 식사를 거의 거르지만 검찰에 들어와선 설렁탕과 전복죽을 말끔히 비웠다”고 어이없어 했다. 신씨는 되려‘동정심에 호소한다’는 비판이 일자 21일에는 씩씩한 모습으로 검찰 청사에 들어갔다.
2007년 9월 21일 (금)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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