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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삶)/-. 어머님 추모방

想 念

 

새벽1시!

고등어찌게가 있길래 지난주 부조사 체육대회때 남아 가져온 포천막걸리 3병중 한병을 혼자 축내며 여러 상념에 젖어 본다.

 

오늘, 아니 어제 음력 9월 15일이 내 귀빠진 날, 울 엄니께서는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감내해낸 날이 아니던가...

웬지 특별한 감흥도 없이 그져 아침에 미역국 한그릇 먹은 것이 전부인가 보다.

엇저녁에 애 엄마가 어떤 선물을 해 줄까 물어 보길래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했고 초딩 4학년 아들에게는 아빠 말 잘듣는 것이 선물이라고 사양을 했었다.

 

금년 93세로 지난 8월 초에 진천읍내 작은 형님댁의 집안에서 넘어지시고 추석전까지 무척 위태하시던 어머니께서 추석에 뵌후 보름만에 어머니를 찾아 뵈었을때 보름만이거늘 한달도 넘은 줄 아시고 죽으면 오지 뭐하러 왔느냐고 역정을 내시던 어머니가 오늘 오전에 전화를 하니 이젠 약도 안드신다며 괜찮다는 형수님의 말씀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수시  전화로 어머님의 상태를 물어보아 가늠을 하며 지난 보름전 뵈었을때 이미 편찮으시기전 수준의 식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어머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던중 이젠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진천읍내를 지팡이를 잡고 쉬엄쉬엄 시장 등을 돌아 다녀 보시고 한다는데 당신께서  곧 돌아가실줄 알고 그동안 모아 두었던 용돈을 자식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시고 나니 용돈 한푼이 없어 맛있어 보이고 좋아 하시는 홍시하나를 사 잡수어 보지 못했다는 말씀에 눈물이 울컹할뻔 했다.

 

저녁 10시가 넘은 시각이지만 당장 읍내 중앙시장으로 가니 아직 과일가게의 문이 열려 있어 홍시를 사고 지갑속에 남은 돈을 모두 털어 어머니손에 약간의 용돈을 쥐어 드렸었다.

 

어머니 ! 

엄마 !

만수무강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해 드리며 조만간 찾아 뵙겠습니다.

 

 

2007.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