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스호텔 예전 인기 되찾을까

 

합법화로 `체류형 숙박업` 등록가능…끊겼던 신축 재개될 듯

 

총 438실 규모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소재 서머셋팰리스 모습. 편리한 교통과 우수한 조망권으로 투자자들에게 분양가 대비 연 8%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김호영 기자＞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불법 영업소 낙인이 찍혔던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연초 합법화에 성공하며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부활할지 주목된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존 장기 체류형 호텔인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취사시설을 철거하지 않더라도 체류형 숙박업으로 등록하기만 하면 계속 영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승범 서비스드레지던스협회 부회장은 8일 "현재 서울 5000실 등 전국에 1만5000실 규모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있다"며 "시행령 개정 전부터 체류형 숙박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업체가 많았던 만큼 조만간 등록 신청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지던스는 이용가가 특급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취사도구 외에 세탁기까지 갖춰져 있어 중국 관광객 등 저가형 투숙객에게 인기가 높다.

투자자로선 은행금리보다 훨씬 높은 확정된 투자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도 많아 관심을 끌 만하다. 레지던스 투자자들이 관심을 둘 만한 지역은 주로 외국인 임대 비율이 높은 지역이나 금융가 주변 지역이다.

기존 레지던스 역시 서울 중구 의주로나 서초구 서초동, 강남구 논현동ㆍ청담동ㆍ역삼동 등에 몰려 있다.

직접 임대도 가능하지만 현재 대세는 임대위탁 방식이다. 분양을 받은 투자자가 운영을 운영업체에 맡기면 업체가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내고 미리 정해진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때 유명인 스캔들로 유명세를 탔던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소재 서머셋팰리스는 분양가 대비 연 8% 안팎 수익금을 지급한다.

당시 분양가가 2억8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매년 168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편리한 교통과 함께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우수한 조망권 덕분에 인기가 높다. 투숙객 중 80% 이상이 1년 이상 사용자라 안정성도 갖추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728실 규모로 들어선 오목교 코업은 4년 전부터 분양가 대비 연평균 `9.7%+α` 수준의 연수익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투자자에게 9.9% 고수익을 배당했다.

오목교 코업 관계자는 "한류 열풍으로 중국 홍콩 대만 관광객들 발길이 끊이질 않아 공실률이 10%를 밑돈다"며 "꾸준한 수익을 내다보니 분양가 6500만원짜리 26㎡형이 지금은 850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리츠나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공신력 있는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설립하고 펀드가 다시 운영업체를 세워 임대수익을 낸 후 이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변에선 신규 개발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ㆍ중국ㆍ동남아 등지의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숙박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서울 도심에서 1000㎡ 안팎 용지를 매입해 소형 호텔이나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개발하려는 투자자들 문의가 많다"며 "사업모델만 잘 설계하면 오피스텔을 이어가는 부동산 불황의 새로운 틈새상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고수익 보장 광고만 믿고 묻지마 투자에 나설 경우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성환 서비스드 레지던스 협회장은 "한류 열풍과 레지던스 합법화로 수많은 업체가 우후죽순 격으로 나타나면 2~3년 후 조정기에 빠질 것"이라며 "레지던스가 들어설 위치, 입주 수요에 대해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용어설명>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 : 청소 세탁 등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기 임대주택을 뜻한다. 한두 달 정도 머물 외국인, 외지 직장인, 유학생 등이 주로 이용하며 숙박료는 호텔보다 저렴한 편이다.

 

매일경제   2010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