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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삶)/-. 人生流轉

서울의 산이요 대한민국의 명산인 북한산 종주를 하다.

역시 북한산은 서울의 명산이기도 하지만 충분히 국립공원으로 손색이 없는 대한민국의 명산이라고 본다. 전부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불광동에서부터 우이동까지 북한산종주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오던중 2013년8월25일 종주를 하게 되었다.

 

당초 혼자 북한산 종주산행을 계획하였으나 잠실에 사시는 박사장님이 함께 하기로 하여 오전 8시30분 지하철 6호선 독바위역을 출발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족두리봉에서 바라본 은평구(09:22)

 

평소 산악회에서 주로 10시에 만나 여러명이 함께 하다보니 시간도 지체되고 회원님들 마다 체력에 차이가 있어 산행장소나 코스, 시간 등에 항상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으나 북한산 종주산행은 설악산 공룡능선을 종주한 경험 등으로 어느정도 산행에 자신이 있는 두사람만의 산행이라 처음부터 별 걱정없이 첫 목적지인 족두리봉을 향해 간단한 준비운동 후 힘차게 출발을 했다.

 

족두리봉에서 바라 본 가야할 길인 향로봉과 비봉 및 멀리 문수봉(09:23)

 

그늘진 산행길을 따라 천천히 산을 올랐지만 이마에서 흐르는 굵은 땀방울이 온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상쾌함이라 자위하며 비교적 짧은 시간에 가볍게 첫 목적지인 족두리봉을 오르니 멀리 펼쳐진 서울시내의 시야가 비교적 잘 보이고 위쪽으로 멀리 우리가 지나야 할 문수봉이 까마득하게 바라보였지만 두번째 목적지인 향로봉을 향해 출발을 했다.

 

향로봉은 여러차례 지나며 늘 생각한 것이지만 출입을 금지하는 이유를 아직 모르겠다. 막연히 외부에서 보기에는 정상이 위험해 보이지도 않고 군사시설 등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향로봉을 지나 정신없이 앞만보고 걷다보니 비봉을 지나치고 사모바위가 앞에 보였다.  당초부터 비봉의 정상은 오르려 하지 않았지만 그냥 지나치고 멀리 바라 보자니 아쉽기는 했다.

 

 

 

 

무장공비들이 숨어 있던 바위밑 동굴(10:36)

 

사모바위는  사모관대의 사모 즉 사각모자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혹자는 장군바위라고도 하는데 조선시대 병자호란때 전쟁터에 갔다오니 청나라 군사들에게 끌려 갔다 돌아온 여인들(還鄕女)이 북한산자락에 모여 살아 사랑하는 연인을 찾지 못해 북한산에 올라 북쪽을 바라보다 바위가 되었다는 미확인의 애달픈 전설이 구전되기도 하지만 사모바위 인근에는 지난 1968년1.21사태때 북한의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웅거했던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승가봉에서 바라본 올라온 방향의 좌측 족두리봉과 중앙의 비봉 및 우측의 사모바위,

산 중턱의 승가사(11:06)

 

승가봉에서 바라본 의상능선과 중앙 멀리 노적봉 및 우측의 나월봉(11:07)

 

승가봉에서 문수봉사이의 석문(11:12)

 

사모바위를 지나 승가봉을 거쳐 문수봉에 오르는 구간은 가장 가파른 암벽 구간이었지만 흐르는 땀방울은 금새 시원한 바람에 씻기며 탁트이고 멀리 한강까지 바라다 보이는 맑은 시야와 함께 소위 마운틴오르가즘을 느끼며 산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

 

문수봉 오르는 암벽 길(11:43)

 

문수봉에 이르니 12시 가까이 되어 점심식사를 위한 자리를 폈다. 힘든 산행과 갈증에 얼음이 바삭바삭한 막걸리는 왜 산행시 막걸리가 최고의 기호식품인가를 실증하고도 남는다.

 

문수봉에서 바라본 좌측의 원효봉과 중간 앞쪽의 노적봉 멀리 백운대와 인수봉 및 만경대(11:56)

 

문수봉에서 꿀맛같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약 30분정도 잠깐 오수를 즐기려 했지만 눈을 뜨니 오후2시가 되어 5시정도에는 백운대에 올라야겠다는 계산으로 산행길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줄곧 앞장서 갔던 박사장님을 이제 내가 앞장서서 길을 재촉하게 되었다.

 

대남문과 산성(14:08)

 

문수봉에서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 대동문까지의 산성구간은 의상능선을 타고 진달래능선으로 내려가는 구간에 있어 수차례 다녀본 낮익은 구간이지만 보국문에서 대동문 사이의 칼바위능선은 늘 바라만 보고 아직 가보지 못한 능선인데 겨울이 오기전에 조만간 반드시 가리라 다짐하며 지나갔다.

 

멀리 좌측 백운대와 능선중앙의 동장대, 뒷쪽 멀리 오봉 및 우측의 도봉산(14:50)

 

대동문에 이르니 넓은 평원에 많은 등산객들이 쉬고 있었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지체없이 산행을 재촉하였는데 대동문에서 만경대에 이르는 산성주능선은 초행길이라 산행길은 물론 산행중 백운대 방향의 능선에 멀리 바라다 보이는 아름다운 동장대의 기와건물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을 갖게 하기도 했다.

 

동장대(15:29)

 

용암문을 지나 노적봉에 이르는 구간은 좀 가파르기도 한데 군데군데 계단공사를 하고 있었다. 등산객들의 안전과 편안한 산행을 위한 공사이겠지만 북한산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에 특별히 위험한곳 외에는 가급적 계단 좀 그만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계단은 자연의 파괴일뿐 아니라 산행시 무릎에 무리를 주기에 늘 피하고 싶은 구간이다.

 

올라가 볼 수 없는 좌측의 만경대와 가운데의 인수봉(15:50)

 

노적봉에 이르니 입산금지로 되어 있는데 지난 2009년6월달에 노적봉정상에 올라 나폴레옹모자 바위와 코앞에 펼쳐진 인수봉을 가운데 두고 좌측의 백운대와 우측 만경대의 멋진 삼각산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노적봉을 지나며 바라본 웅장한 백운대(16:27)

 

노적봉을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위문에 이르렀다. 위문은 백운대에 오르기전에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힘을 가다듬는 곳이요 산성주능선이나 북한산성입구의 계곡으로 가는 통과문이기도 한데 근래 숨은벽능선을 올라 통과한적은 있지만 백운대에는 오르지 않아 백운대는 정말 오랫만에 오르게 되었다.

 

백운대에 오르며 바라본 좌측의 만경대와 멀리 가운데 보현봉 및 문수봉 

그리고 우측 끝의 비봉(16:49)

 

10여년전만해도 북한산에 간다면 도선사에서 백운대에 오르는 것만 알고 수십차례 오르긴 했었는데 위문에서 백운대에 이르는 중간지점의 일반인들이 오르기가 힘들어 늘 정체를 이루던 구간에 철제계단이 설치된 것을 처음 보았으니 아마도 5~6년만인듯 하다.

 

드디어 거의 5시정각에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 

사방으로 펼쳐진 북한산의 아름다운 산야와 서울이란 도시가 역시 세계적인 대도시임을 실감할정도로 드넓게 펼쳐진 서울시내를 바라보며 잠시 여러 상념에 잠겨 보기도 한다.

 

백운대에서 바라본 인수봉과 멀리 좌측의 오봉과 도봉산(17:04)

 

백운대를 내려와 음료수도 떨어져 백운산장의 샘물을 기대하고 내려 왔지만 식수로는 부적합판정으로 폐쇄되어 있어 생수를 사서 목을 축일 수 있었다.  당초 예정은 하루재에서 영봉을 거쳐 육모정고개로 내려 가려던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도선사주차장으로 하산을 하였다.

 

도선사는 1999년도 언젠가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이 모두 들렀다가 등록을 한 사찰이지만 다음해 초파일을 기해 딱 한번 등을 달은 후 거의 가지 않았다. 조금 기다려 도선사 버스를 타려다 택시로 우이동 버스정류소에 내리니 오후 7시 반경이 되어 평소 같으면 막걸리라도 한잔 했을텐데 약을 복용하는 관계로 시원한 묵사발 한그릇으로 요기를 하며 북한산 종주의 대미를 장식했다.

 

작년의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에 이은 금년의 북한산 종주를 마쳤으니 내년에는 어디를 종주해 볼까?

박명호 사장님,  함께한 북한산 첫 종주산행이 정말 좋은 날씨에 즐겁고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산행코스]

독바위역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승가봉 -> 문수봉 -> 대남문 -> 대성문 -> 보국문 -> 대동문 -> 동장대 -> 용암문 -> 노적봉 -> 위문 -> 백운대 -> 하루재 -> 도선사주차장

 

[산행시간]

오전 8시30분경 독바위역 출발 -> 오후 7시경 도선사주차장 도착

(점심시간 포함 약 10시간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