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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머니게임…투자수요가 장세 주도

부동산시장의 회복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 분양시장을 필두로 서울 강남과 분당신도시를 비롯해 오랜 기간 침묵을 지켰던 주요지역의 아파트값이 뛰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선 주목받지 못해 온 오피스텔시장도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타는 분위기다. 5월에 이어 6월 들어서도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금마저 덩달아 뛰고 있다. 지난해 쏟아졌던 매물이 빠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이지만 상승폭이 만만치 않다.

수요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사야 할지, 좀 더 기다려야 할지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다. 뜨는 듯한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확실한 매수 주문이 없다는 것도 이런 망설임을 부추긴다.

◆회복세는 맞는데, 상승세는 '글쎄'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대해 단순 회복세라고 보는 측과 본격 상승세라고 보는 측의 견해가 엇갈린다. 결론에 앞서 부동산시장 참여 형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통상 부동산시장은 투자와 소비로 나눠진다. 이때 투자는 스톡의 개념으로 금리와 정부 정책에 민감하다. 이에 비해 소비는 흐름의 개념으로 실물과 소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만큼 투자는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 여유층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시장은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지만 이미 서울 강남 등은 2월부터 움직임이 시작됐다. 투자여력이 많은 여유층이 먼저 움직인 것이다. 반면 서울 강북 등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이며 횡보식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북권의 경우 실수요자들의 접근이 많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 부동산시장에서 보여지고 있는 현상은 투자 중심의 움직임으로 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공급이 줄을 잇고 있는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와 청라지구 내 신규단지에 외지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한다.

연이어 청약 대박을 기록 중인 청라지구의 경우 전형적인 투자지역으로 꼽을 수 있다. 그만큼 이 지역에서 분양되는 신규단지의 경우 "돈이 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 실거주에 대한 부담이 없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제외돼 있어 계약자들은 앞으로 5년간 주택수에 상관없이 양도소득세를 100% 면제받는다. 주택 재당첨 제한도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된다. 전매제한도 1년으로 단축된다. 가장 큰 메리트는 입주 전 전매제한이 풀려 되팔면 적어도 수천만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수요자들을 자극한다.

이런 이유로 현 상황은 회복 초기단계이거나 중간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시 말해 상승보다는 회복단계라는 것이다. 다소 성급하게 진단하면 완전한 경기 회복은 내년에나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점점 벌어지는 매도-매수 호가차

상황이 이렇자 매도자와 매수자간 갈등도 적지 않다. 매수자들은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란 불안감에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호가가 껑충 뛰어 선뜻 구입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매도-매수자간 호가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분당신도시의 경우 거래 증가에 따른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다.

수내동 푸른신성 211㎡ 시세는 연초 대비 1억5000만원 올라 11억~15억원선이다. 이매동 이매진흥 125㎡는 같은 기간 9500만원 오른 7억2000~8억1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 지역 이매성지 125㎡의 경우 올 초보다 1억원 올랐다.

이처럼 가격이 뛰면서 매수자들은 움츠리고 있다. 호가가 단기간에 너무 높아져서다. 그러면서도 매도 호가를 낮춘 매물을 기다리고 있다. 분당의 경우 매도-매수 호가차가 1억원 이상 벌어진 곳도 상당수에 달한다.

◆하반기 경제 여건이 관건

그렇다면 이 같은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하반기 경기 전망이 필요하다. 중국을 비롯해 주요 국가마다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오히려 유가와 원자재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만 해도 배럴당 3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제 원유가격이 최근 70달러까지 치솟았다. 원유값 상승은 달러 약세의 영향도 있다. 이러한 원유가 상승은 대부분의 석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당장 하반기 경제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도 그리 달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이들 불안 요소들에 대해 적기에 대응하지 못하면 그토록 희망하던 경기회복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우리로선 상당한 부담이다.

일각에선 경기회복이 멈추고 장기침체로 진입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예측마저 내놓고 있다. 물론 각 기업의 구조조정도 서둘러 마무리 지어야 한다. 부실을 털어내지 않거나 더디게 진행할 경우 자칫 더 큰 위험에 빠져들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부동산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회복세 진행 속 '머니게임'은 계속된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은 금융시장화 돼 왔다. 그만큼 실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단순히 수급 논리만으로 접근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권의 경우 공급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강남권은 철저하게 투자 중심의 시장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투자재 시장화가 돼 있다는 점이다. 정부 통계상 전국 주택의 53%가 아파트일 정도로 아파트 표준화가 진행돼 왔다. 주택시장에서의 주도권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아파트가 갖고 있다. "이제 아파트시대는 끝났다"고 성급하게 논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얘기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올 9월을 전후로 위기설이 돌고 있는 가계부도나 구조조정에 따른 실직이 적어도 투자재시장에선 민감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저 단순히 '머니게임'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렇더라도 전체적인 기조는 회복단계다. 물론 다소의 굴곡은 있을 수 있다. 분당의 호가차는 궁극적으로 거래부진을 야기시키고 더 이상 가격이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정부가 싼집 공급을 호언장담하는 보금자리주택을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2009.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