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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뉴스 및 정보★/-. 실무 硏究

[정보] 뻥튀기와 치장에 속지 말고 맨 얼굴을 보라

 

부동산 투자 시 '화장발'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긴 속눈썹에 깊고 그윽한 눈매, 뽀얀 피부를 가진 내 여자친구. 어느 날 우연히 동네 마트에서 얼굴을 마주쳤다.

이런! '누구시더라'. 고개 숙이고 지나가는 뒷모습이 어디선가 낯이 익어 쫓아가 보니 내 여친이 맞았다. 앗! 그런데 짙고 깊어 보였던 눈매는 어디 갔으며, 피부는 왜 이리 어둑어둑한지. 이 모든 것이 화장발이었구나!

 

흔히들 조심하라고 말하는 '화장발' '조명발'이 여자에게만 해당되진 않는다. 부동산을 투자하는 데 있어서도 이 화장발은 매우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내집을 팔기 위해서, 혹은 건설사에서 아파트 청약을 많이 하게 하기 위해 교묘한 화장발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화장발에 속아 집을 샀다가 나중에 맨 얼굴을 보고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에서 속기 쉬운 화장발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봤다.

◆도보 5분? 아무리 걸어도 보이지 않네!

부동산중개업자가 '지하철에서 도보로 5분 거리'라고 말하는 것을 믿고 집 계약을 했던 정순진(가명) 씨. 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니 지하철에서 정문까지는 도보로 5분은커녕 아무리 빨리 걸어도 10분 이상 걸렸다. 거기에다 자신이 사는 동이 아파트의 맨 끝이다 보니 정문에서 아파트까지 걷는데 추가로 5분이 더 걸렸다.

걷기도 애매하고, 마을버스로 이용하기에도 애매한 거리였던 셈이다. 날마다 지하철까지 걸어가는데 최소한 15~20분이 소요된다.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들이 고려하는 요건 중 하나가 지하철에서 얼마나 가깝냐 여부다. 흔히 말하는 '역세권' 프리미엄이다. 이 때문에 '지하철에서 5분 거리'와 같은 역세권을 강조하는 광고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지하철에서 나와 아파트 정문, 그리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까지 걷다보면 결코 '도보 5분 거리'가 아니다. 만약 실제로 5분 정도 소요된다면 '도보 1분 거리'라고 표기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아파트 광고에서 도보 몇분 거리는 최소한 곱하기 2~3을 해야 실제 시간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이 도보 산정은 성인 남자가 아주 빠른 걸음으로 정문까지 걸어간 것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진짜 역세권이고 교통이 편리한지 여부를 자세히 알고 싶다면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지도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3D로 주변 환경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모델하우스에선 궁전 같았던 내집 왜 이러지!

모델하우스에서 자신이 입주할 아파트를 보고 설레는 마음으로 밤잠을 설쳤던 전환상(가명) 씨. 탁 트인 거실이며, 멋진 실내 인테리어, 붙박이로 돼 있는 가구장,
아트월, 고급스러운 욕실 등 곳곳이 환상 그 자체였다.

 

입주하기 전까지 2년 내내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돈을 부어가며 착실히 기다려온 전씨는 막상 입주해서 맨 얼굴의 내집을 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큰 골자는 비슷한 것 같은데 그 때 봤던 고급스럽고 예술적이던 아름다운 집이 아니라 썰렁한 일반 아파트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탁 트여 보였던 거실도 이상하게 더 좁아 보였고, 각 방들도 좁게 느껴졌다. 거실 벽지나 욕실 타일도 그때처럼 고급스럽게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왜 달라 보이지?'

모델하우스는 건설업체에서 최대한 아름답고 고급스럽게 보이기 위해 몇가지 화장발을 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천장이다. 천장이 높으면 거실이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모델하우스 천장은 대부분 최상층을 기준으로 꾸민다. 최상층의 경우 바로 태양열을 받기 때문에 더울 수 있어 다른 층에 비해 천장을 높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모델하우스는 이런 최상층이나 가능한 높은 천장으로 꾸미기 때문에 거실이 탁 트인 느낌을 받는다.

모델하우스에서 쓰는 침대는 일반 침대에 비해 작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안방이나 작은 방이 상대적으로 넓어 보인다. 하지만 막상 입주해서 일반 침대를 놓으면 모델하우스에 비해 방이 좁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모델하우스를 꼼꼼히 살펴보면 벽지에 고급스런 꽃무늬 띠벽지나 포인트 벽지를 덧붙이는 등 많은 화장술이 들어간다. 노련한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솜씨가 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된 가구들은 최고급으로 쓰기 때문에 막상 입주해서 일반 가구를 넣으면 고급스런 느낌이 줄어든다. 겉으로는 붙박이처럼 보여도 전시용인 경우도 많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사진발도 주의해야

전세집을 구하러 갈 때나 예쁜 전원주택을 구하러 갈 때 부동산중개업소가 인터넷에 올려놓은 사진을 먼저 보고 가는 경우가 있다. 사진 속에 들어가 있는 집들의 모습이 평소 내가 꿈꾸던 동화 속 그림 같은 집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집을 방문했을 때 사진발이었음을 깨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위 말하는 '뽀샵' 등 집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사진술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전원주택의 경우 주변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특정 시기를 대상으로 찍어놓은 경우가 많다. 그 시기가 지나면 사진 속과 같이 멋진 풍경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집을 제대로 구하기 위해서는 주변 풍경이 황량해지는 겨울철이나 모든 것이 환하게 보이는 한낮에 구하러 가는 것이 좋다. 매매자는 집 상태나 주변 환경이 최상일 때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에, 진짜 그 집의 맨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되도록 최악의 조건에서 보는 것이 낫다.

◆회사 보유분, 임원 보유분?

가끔 상가나 신축 빌라, 펜션 광고 등을 보다 보면 '회사 보유분' '임원 보유분'이라며 분양가보다 싼 가격에 집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이는 분양을 다 마쳤는데 회사가 자체적으로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었거나, 회사 임원에게 분양 우선권을 줬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은 거의 대부분 가짜다. 대부분 1차, 2차 분양이 다 끝났는데도 끝까지 팔리지 않은 물량을 처분하기 위해 이런 문구를 갖다 붙인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얘기다.

'싸다고 덥석 물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대부분 건물 가운데 위치가 나쁘거나 일조량이 적은 곳 등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잘 팔리지 않는 데는 대부분 이유가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상 가격보다 싼 파격적인 가격에 집을 내놓는다면 먼저 '의심'부터 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머니투데이  2009.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