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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窓)/-. 혼란한 世上

엘리트 교수 - 여성 대리운전기사 ‘막장 드라마’로 끝난 7년 내연

 

'명문대를 나온 엘리트 교수와 여성 대리운전기사의 은밀한 관계'

 

 

재혼 1년도 안 돼 이혼소송 중이던 아내 박모(50)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24일 구속된 경남 모 대학 강모(53) 교수(컴퓨터공학). 그의 범행 뒤에는 7년간 내연관계를 유지해 온 대리운전기사 최모(50)씨가 있었다. 강씨와 최씨는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공모한 뒤 지난달 2일 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 최씨는 경찰 수사 한 달여 만인 지난 3일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했으며, 현재 호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004년 대리운전기사인 최씨를 알게 돼 내연관계를 맺었다. 저녁에 동료 교수와 술자리를 한 뒤 호출한 대리운전기사가 최씨였다. 강씨와 최씨는 7년간 내연관계를 이어 왔다. 최씨는 강씨에게 "당신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강씨는 지난해 3월 박씨와 재혼했다. 강씨는 이미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박씨에게는 이 같은 사실을 숨겼다. 재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초기부터 성격이 맞지 않은 데다 돈 문제도 불거졌다. 부부는 자주 다퉜다. 이때마다 강씨는 최씨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씨는 3월께 부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최씨와 머리를 맞댔다. 둘은 3월부터 을숙도대교 등을 답사했다. 시신 유기장소를 물색하기 위해서였다.

강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달 2일 오후 11시30분쯤 부산시 해운대구 모 호텔 부근 주차장에서 박씨를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에 태운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시신을 미리 준비한 노끈·쇠사슬 등으로 감아 가방에 담았다. 이때 최씨는 주차장 부근에 옵티마 승용차를 주차해 놓고 대기했다. 강씨와 최씨는 숨진 박씨의 시신을 옵티마 트렁크에 옮겨 실었다. 이후 각자의 차량으로 강씨의 주거지인 만덕동 부근으로 이동했다.

강씨는 집에 차를 두고 나온 뒤 북구 만덕동 주점과 사하구 하단로터리 인근 주점에서 알리바이를 만들었다. 그사이에 최씨가 홀로 자신의 차량을 을숙도대교로 몰아 시신을 버리려 했다. 하지만 숨진 박씨와 쇠사슬 등이 들어간 가방을 혼자 힘으로 바다에 던지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을숙도대교로 오게 한 뒤 함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1일에도 최씨를 인근에 대기시킨 뒤 아내 박씨를 만나 살해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범행 과정에서 내연녀 최씨가 가담한 흔적을 없애기 위해 범행 이틀 뒤인 지난달 4일 서울 카카오톡 본사를 찾아가 문자메시지 삭제를 요청했다. 범행 전날인 지난달 1일 강씨가 최씨에게 '맘 단단히 먹으라'는 내용으로 보낸 문자메시지였다.

경찰은 박씨의 시신을 찾으려 대대적인 수색을 펼쳤으나 찾지 못했다. 그러다 정화 활동에 나선 학생에 의해 시신이 발견되면서 이후 수사는 급진전돼 강씨를 구속하고 공범을 밝혀냈다. 경찰대 표창원(범죄심리학) 교수는 "오직 출세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엘리트의 전형적인 일탈 행위"라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욕구를 조절할 수 있는 엘리트 양성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중앙일보  2011.05.26